북한연구학회 학술회의…"더이상 국경봉쇄 유지 불가능"
"북, 위드 코로나 전환해 중국과 교역 확대할 것"(종합)
대북 제재 장기화에 맞서 '버티기 전략'을 고수하는 북한이 산업자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팬데믹으로 걸어 잠근 국경을 다시 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수정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1일 북한연구학회 등이 주최한 2023 춘계학술회의에서 대미장기전 아래 북중교역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김 부연구위원은 대북제재에 코로나19 국경봉쇄까지 더해지면서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감소해 중간재와 자본재 수급난이 더욱 심해졌을 것이라며 "북한이 더 이상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국경봉쇄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북한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고 중국과 교역을 통해 제재 대상이 아닌 경공업과 화학공업용 중간재 위주로 수입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중교역 회복은 '버틸 수 있는 기간'의 장기화 혹은 '산업 회복' 국면으로의 진입을 가능하게 하는 주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북중교역은 2020년 초 북한의 국경 봉쇄 이후 급감했지만 지난해 단둥-신의주 간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되면서 회복하는 추세다.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올해 1∼3월 누적 교역액은 4억8천585만달러(약 6천406억원)를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147%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동기의 95% 수준까지 회복한 수치다.

올해 들어 북한으로 들어가는 물품 대부분은 쌀과 밀 등 식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북한 장마당에서 거래되는 쌀 가격이 코로나19 이후 외부와 동조화하는 현상이 끊어졌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달러화와 위안화 기준으로 봤을 때 평양, 신의주, 혜산 등 3곳의 장마당 쌀 가격은 10년 가까이 비교적 안정적인 추세였다가 2021년 6월 이후 중국 및 국제가격과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북, 위드 코로나 전환해 중국과 교역 확대할 것"(종합)
당시는 북한이 2020년 초부터 코로나19를 이유로 중국과 육상 국경을 봉쇄하면서 이후 2년간 공식적으로 쌀 수입을 중단했던 시기다.

김 연구위원은 "북한의 장마당 쌀 가격은 국경 봉쇄 이전까지 외부 가격에 영향을 받았다"며 "그러나 국경봉쇄가 장기화하면서 북한 장마당 쌀 가격과 외부 가격과의 연관성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북한 장마당 쌀 가격은 지난해 중국에서 수입이 재개되면서 중국 가격으로 회귀하는 현상도 확인됐다.

북한이 더는 경제적으로 고립돼 있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김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