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곰 인명사고 속출 루마니아, 곰 사냥 3배 늘리기로
루마니아 정부가 야생 곰 개체 수가 늘어나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빈번해지자 곰 사냥 허용 한도를 3배로 늘리기로 했다고 AFP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루마니아 정부는 최근 야생 곰 개체수가 지나치게 불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사냥 허용 한도를 기존의 3배로 늘린다고 밝혔다.

루마니아는 유럽에서 야생 갈색곰이 가장 많이 서식하는 나라로, 당국은 그 개체 수를 7천500∼8천 마리로 추산하고 있다.

루마니아 환경부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야생 곰이 사람을 공격한 사례는 154건에 이르러 14명이 죽고 158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루마니아 정부의 곰 사냥 확대 방침에 따라 매년 사냥으로 도태되는 야생 곰은 최대 426마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루마니아는 매년 140마리의 야생 갈색곰을 사냥을 통해 도태시켜 왔다.

바르나 탄크조스 루마니아 환경부 장관은 이달 초 정부의 곰 사냥 확대 방침에 찬성하면서 "야생곰의 공격으로 인한 희생자가 늘면서 정부의 보상금 지출도 너무 많아졌다"며 "야생곰의 공격 횟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사람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탄크조스 장관은 또 곰 사냥은 엄격한 기준과 감시하에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동물권 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그린피스 루마니아 지부는 정부 방침이 야생곰 보호에 관한 유럽연합(EU) 규정을 어기는 것이라며 "장삿속 사냥대회로 야생곰 개체 수를 관리하겠다는 비뚤어진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갈색곰은 EU가 지정한 1천200 종의 야생동물보호중 중 하나다.

곰 문제는 비단 루마니아만의 골칫거리는 아니다.

최근 이탈리아에서도 야생 곰 개체수가 불어나면서 인명 사고가 늘고 있는데, 지난 5일 북부 산악마을에서 조깅하던 청년이 곰에 의해 살해되기도 했다.

이 곰은 2020년에도 비슷한 지역에서 두 사람을 공격한 전례가 있어 당국은 살처분을 검토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