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노인, 적정 당화혈색소 수치는?

2형 당뇨병 노인은 장기 혈당을 나타내는 당화혈색소(HbA1c) 수치가 조절 목표보다 다소 높아도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크지는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화혈색소란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의 혈색소(헤모글로빈) 분자가 혈액 속의 포도당과 결합한 것이다.

적혈구는 일정 기간(약 120일)이 지나면 새로운 적혈구로 대체되기 때문에 당화혈색소는 대체로 2~3개월 동안의 장기적인 혈당치를 나타낸다.

수치가 6.5%를 넘으면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호주 국립 건강한 노화 센터(National Centre for Healthy Ageing)의 노인의학 전문의 크리스 모란 교수 연구팀이 미국 카이저 퍼머넌트(Kaiser Permanente) 북부 캘리포니아 의료센터의 50세 이상 당뇨병 환자 25만3천211명(평균연령 61.5세, 남성 53.1%)의 자료를 평균 5.9년 간 추적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18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당화혈색소 수치와 치매 발생률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당화혈색소 수치가 9~10% 미만으로 측정된 빈도가 50% 이상인 환자는 50% 이하인 환자보다 치매 발생률이 31% 높게 나타났다.

당화혈색소 수치가 10% 이상으로 측정된 빈도가 50% 이상인 환자는 50% 이하인 환자보다 치매 발생률이 74% 높았다.

치매 발생률이 가장 높은 그룹은 10%가 넘는 당화혈색소 수치가 나타난 빈도가 75% 이상인 환자들이었다.

전체적으로는 당화혈색소 누적 평균 수치가 9% 이상인 환자가 치매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비해 당화혈색소 수치가 8% 미만으로 측정된 빈도가 50% 이상인 환자는 치매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당뇨병 노인들에 대한 당화혈색소 목표 수치에 넉넉히 여유를 두도록 한 권장 지침이 합당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당뇨병 노인의 이상적인 혈당 조절 목표 수치는 오래전부터 임상적 논란의 대상이 돼왔다.

혈당을 엄격한 목표 수치까지 끌어내리기 위해 공격적인 혈당 관리를 하다 보면 낙상 같은 저혈당의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 노인병 학회(American Geriatrics Society)와 미국 보훈부(Department of Veterans Affairs)는 당뇨병 노인 환자의 당화혈색소 조절 목표 수치를 7.5~8%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거나 여러 중복 질환(comorbidity)이 있거나 기대수명이 제한적인 노인은 8~9%에 두도록 권장하고 있다.

미국 당뇨병 협회, 내분비 학회, 노인병 학회는 중년기 이후의 환자에 대해서는 명확한 혈당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고 저혈당 위험, 중복 질환의 수와 중증도, 신체기능, 인지장애, 기대수명 등을 감안해 개인별로 혈당 조절 목표치를 설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 신경학'(JAMA Neur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