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현 감독 "수비 탄탄해진 것 성과…외국인 문제 잘 정리하겠다"
'기둥' 마레이 공백 극복하지 못한 LG…"더 강하게 돌아올 것"
무려 9년 만에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며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꿈꿨던 창원 LG의 도전이 3경기 만에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LG는 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84-85로 졌다.

14일과 16일 안방인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1, 2차전을 내줬던 LG는 서울로 옮겨서도 분위기를 바꾸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쳤다.

LG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36승 18패를 올려 안양 KGC인삼공사(37승 17패)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막판까지 치열했던 SK와의 2위 경쟁을 간발의 차로 이겨내면서 2013-2014시즌 이후 9년 만에 4강 PO에 직행하는 기쁨을 누렸으나 정규리그 막바지부터 무서운 상승세를 달린 SK를 상대로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했다.

LG의 정규시즌 선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기둥' 아셈 마레이의 부재가 뼈아팠다.

'기둥' 마레이 공백 극복하지 못한 LG…"더 강하게 돌아올 것"
마레이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리바운드(평균 12.5개)와 스틸(평균 1.8개)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올랐고, 득점도 평균 15점씩 책임져 준 LG 전력의 핵심이다.

LG가 정규리그에서 전체 최소 실점(76.6점)을 기록하고 리바운드 2위(40.2개)에 오른 건 마레이의 공로가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마레이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한 뒤 LG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마레이가 플레이오프에 돌아오기 어려울 거로 판단한 LG는 미국프로농구(NBA)를 경험하고 하부 G리그에서 주로 활약했던 레지 페리를 대체 선수로 영입했으나 마레이를 중심으로 구축해 온 팀 스타일에 페리가 곧장 적응하기는 쉽지 않았다.

데뷔전인 4강 1차전에서 17점 5리바운드를 올렸던 페리는 2차전 31점 13리바운드를 올리며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동료 이관희와 불협화음을 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페리가 1쿼터 10분을 뛰며 1득점으로 봉쇄당하자 LG는 나머지 시간에 단테 커닝햄만 내보냈고, 결국 승부처에선 워니와 김선형이라는 강력한 옵션을 보유한 SK를 넘지 못했다.

'기둥' 마레이 공백 극복하지 못한 LG…"더 강하게 돌아올 것"
조상현 LG 감독은 3차전을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기대를 많이 하고 설렜지만, 걱정도 많았던 시즌인데 선수들이 저를 믿고 잘 따라와 줬다"며 "플레이오프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는 못해 죄송하지만, 작은 성과는 얻었다고 생각한다.

다음 시즌엔 더 강한 팀으로 돌아올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LG가 수비가 탄탄해졌다는 얘기를 들은 것이 성과라고 본다.

오늘처럼 20점을 밀리고 있다가 따라가는 힘도 생겼다"고 자평한 그는 "경기를 즐길 줄 알고 승부처에서 그런 면이 더 나와줘야 강팀으로 올라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감독은 "두 외국인 선수(마레이·단테 커닝햄)가 성실하게 해줬다.

외국인 선수 복이 있었다"며 "페리도 타국에 와서 힘들었을 텐데 고생했고, 외국인 선수 문제는 잘 정리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