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바스 아가씨' 조사중…전 해군중사 "관리자 맞지만 기밀유출은 안해"
"美FBI, '기밀 2차유출' 친러 SNS와 관리자 前부사관 조사중"
미국 기밀문건 유출 사태와 관련해 2차 유포에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친러시아 성향의 소셜미디어 계정과 그 관리자에 대해 미 당국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 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해군이 친러시아 SNS 계정 '돈바스 데부쉬카'가 기밀문서 확산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조사하고 있으며, 계정 관리자 중 하나인 전직 부사관 새러 빌스(37)와도 접촉하고 있다고 해당 사안에 정통한 복수 소식통이 이들 매체에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 당국 관계자는 "그는 현재 연방 수사를 받고 있다"면서 정확한 수사 내용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미 해군 범죄수사대(NCIS)도 현재 빌스를 수사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NCIS는 이번 수사와 관련해 법무부와 계속 협력하고 있음을 확인한다"고 답했다.

해군 중사 출신으로 지난해 11월 명예 제대한 빌스는 그간 돈바스 데부쉬카라는 이름의 각종 친러 성향 SNS 계정을 관리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돈바스 아가씨'라는 뜻의 돈바스 데부쉬카는 텔레그램을 비롯해 트위터, 유튜브, 스포티파이 계정을 운영하는 등 영어권 최대 규모의 친러 성향 SNS 계정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미 당국은 앞서 미 공군 주 방위군 소속 잭 테세이라가 1차로 유출한 기밀문서가 폐쇄적 성격의 온라인 채팅 서비스 '디스코드'에서 돌아다니던 중 돈바스 데부쉬카를 통해 2차 확산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돈바스 데부쉬카가 앞서 유출된 4건의 기밀문서를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팔로워 6만5천여 명에게 공개했고, 이후 대형 러시아 SNS 계정들이 이를 퍼나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빌스는 자신이 계정 관리자인 것은 맞지만, 유출에는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날 WSJ에도 FBI가 워싱턴주 오크 하버에 있는 자택에 요원들을 보내 '자신에게 가해진 살해 위협'에 대해 조사했다고 말했다.

빌스는 FBI, NCIS와 기밀문서 유출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면서도 자신이 돈바스 데부쉬카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전 세계 15명 관리자 중 1명일 뿐이며 텔레그램 계정 등에 기밀문서를 2차 유포한 건 자신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빌스는 "나는 FBI와 NCIS에 나의 (비밀취급) 인가와 내가 접근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솔직하게 말해왔다"면서 "나는 문서를 유출하지도 않았고 소지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빌스는 CNN에 보낸 이메일에서 자신이 FBI 조사에 연루된 건 자신과 가정을 겨냥한 다양한 위협이 가해졌기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빌스가 해군 복무 시절 비밀문서를 직접 훔쳤다는 직접적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다만 비밀문서 유출 건과는 별개로 전직 미 군인이 돈바스 데부쉬카 계정을 관리하면서 친러시아 선전을 퍼뜨리는 데 관여했다는 문제는 남게 됐다고 CNN은 평가했다.

FBI와 미 법무부는 이와 관련된 논평을 거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