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에서 유럽연합(EU)에서 내연기관차 퇴출에 훼방을 놓은 친기업 성향의 자유민주당(FDP)을 비롯해 코카콜라, 바이엘 등 주요 기업에 흑색 페인트칠을 하는 등 과격시위를 벌인 기후활동가 60여명이 체포됐다.

내연기관차 퇴출 막자 흑색칠…베를린서 기후활동가 60여명 체포
이리스 슈프랑어 독일 베를린시 내무장관은 베를린 지방경찰이 전날 과격시위를 벌인 혐의로 기후활동가 60여명을 체포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기후보호활동단체 '멸종반란'과 '마지막세대' 소속 활동가들은 전날 수도 베를린의 자민당 중앙당사와 독일 코카콜라 본사, 제약회사 바이엘과 시중은행 등 도심 주요 빌딩 곳곳에 검정 유성 페인트를 뿌리며 기후보호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고 dpa통신 등은 전했다.

활동가들은 자민당 중앙당사 출입구에 검정 페인트를 뿌린 뒤 "자민당: 막는데 전문가", "내연기관차에 들러붙어 있다"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붙였다.

내연기관차 퇴출 막자 흑색칠…베를린서 기후활동가 60여명 체포
자민당 소속인 폴커 비싱 독일 교통장관은 EU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2035년부터 휘발유·디젤 등을 연료로 사용하는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는 계획에 비토권을 행사해 합성연료 사용 내연기관차는 예외로 한다는 결정을 끌어냈다.

슈프랑어 내무장관은 "사상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 범위 내에서 이뤄지는 시위는 지지하고 보호하겠지만, 무조건적인 분노에 기반한 가해나 협박, 다른 이들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행위는 이 범위를 넘어선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후보호를 위해 더 큰 노력을 실행하자는 목표에는 모두가 동의한다"면서 "하지만, 이 사회적으로 합의된 범위를 넘어서는 길을 선택할 경우, 법치국가로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멸종반란과 마지막세대는 이번 주말 베를린 시내 곳곳에서 기후보호를 위한 대응강화를 촉구하기 위한 방해행동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앞서 마지막세대 소속 기후활동가들은 한 달여 전 독일 국회 인근 헌법 기념물에 검은 페인트를 뿌려 비판을 받았다.

헌법 조문을 유리판 형태로 게시한 이 기념물은 즉각 청소돼 훼손되지는 않았다.

내연기관차 퇴출 막자 흑색칠…베를린서 기후활동가 60여명 체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