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체 사업장 비율보다 15배 높아…재해은폐 강력 의심"
잇단 노동자 사망사고로 특별근로감독을 받는 세아베스틸 전북 군산공장의 재해 사망 빈도가 국내 사업장 평균치를 훌쩍 뛰어넘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13일 정의당 이은주 의원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이같이 주장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20∼2022년 3년간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 매년 8명씩 모두 24명이 사고로 재해를 입었고, 이 중 3명은 숨졌다.

지난해만 따로 떼놓고 보면 8명 중 2명이 숨졌는데 이 중 1명은 협력업체 직원이어서 세아베스틸 재해자로 집계되지는 않았다.

이를 반영하더라도 재해자와 재해 사망자 비율은 12.5%여서 같은 기간 국내 사업장 전체 비율인 0.81%(10만7천214명 중 874명 사망)의 15배에 달한다.

노조는 이 비율이 한 사업장에서만 유독 높게 나타나는 게 석연치 않다면서 또 다른 재해가 있었음에도 노동 당국이 이를 적발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노조는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의 재해자와 재해사망자 사이 비율인 12.5%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독일의 0.07%, 호주 0.2%, 멕시코 0.28%와 비교해도 비정상적"이라며 "숨진 협력업체 직원까지 포함하면 이 수치는 25%까지 치솟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인리히의 법칙(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 수많은 징후가 반드시 나타난다는 법칙)에 따르면 중대재해 1건이 발생하려면 경상은 29건, 그것을 예고하는 위험한 사건은 300건 발생해야 한다"며 "이 통계는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의 또 다른 재해 은폐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세아베스틸은 과거 산재 미보고 사업장으로 공표된 전력까지 있는데 노동 당국은 재해조사 보고서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는 지금이라도 노동자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재해 은폐를 낱낱이 조사하고 중대재해 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동 당국에 따르면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는 올해도 노동자 2명이 분진 제거 작업을 하다가 화상을 입어 숨졌다.

고용노동부는 기본적 안전·보건 조치만 했어도 이들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보고 "사고 유형을 보면 예상하지 못할 사고로 보기 어렵다"면서 철저한 특별근로감독을 예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