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열대우림·원주민 삶 위협에 일조…GPS로 차단해야"
HD현대건설기계 "장비의 비윤리적 사용 강력 대응하겠다"
"아마존 불법 금채굴 중장비 43%는 HD현대건설기계"(종합)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아마존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불법 금채굴에 HD현대건설기계 굴착기가 주로 쓰인다는 현장 조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이 단체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2021년부터 최근까지 아마존 원주민보호구역 3곳(야노마미·문두루크·카야포)의 불법 금채굴 현장을 항공촬영으로 조사한 결과 176대의 굴착기 가운데 HD현대건설기계 제품이 75대(43%)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중국 회사 류공(25대), 미국 캐터필러(20대)가 뒤를 이었다.

올해 3월 조사에서는 카야포 보호구역 내 굴착기 88대를 포착했는데 그중 34대(39%)가 HD현대건설기계 제품이었다.

그린피스는 아마존 열대우림에 범죄조직이 연루된 불법 금채굴 업자들이 150㎞에 달하는 도로를 내거나 나무를 자르고, 금 분리과정에 수은을 사용해 강과 땅은 물론 원주민의 건강을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불법 금채굴에 중장비가 동원되면서 환경파괴도 빨라지고 있다는 게 그린피스의 주장이다.

"아마존 불법 금채굴 중장비 43%는 HD현대건설기계"(종합)
그린피스는 "HD현대건설기계 중장비의 현지 판매업체인 BMG가 경쟁사보다 불법 채굴 현장과 가까운 곳에 대리점을 집중적으로 세우고 불법 채굴업자들에게 금융 지원을 제공해 점유율을 높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HD현대건설기계 등에 자사 장비가 원주민보호구역, 보전 가치가 높은 생태계 구역에서 작동할 수 없도록 위치정보시스템(GPS) 연동 장치를 도입하라고 요구했다.

또 이러한 파괴 활동에 연루된 개인·조직에 중장비 판매를 중단하고 판매한 중장비가 운용되는 장소와 용도를 파악하라고도 촉구했다.

카야포 보호구역의 원주민 지도자 도토 타칵 이레씨는 이날 기자회견에 나와 "내가 지구 반대편까지 오게 된 이유는 현대 중장비가 우리의 집과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있어서다"라며 "주 식량인 물고기와 숲이 수은으로 오염돼 아이들이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고 여성은 유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비판했다.

그린피스는 HD현대건설기계가 유의미한 약속을 할 때까지 국제적 캠페인을 계속하기로 했다.

HD현대건설기계 측은 "장비의 비윤리적 사용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으나 딜러를 통해 판매된 장비를 소유자가 사용하는 것까지 제재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비윤리적 구매·사용에 대한 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필요시 딜러 계약 해지 등 강력히 대응해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