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위험천만 스쿨존 통학길…주민들 "안전펜스 없고 불법주차 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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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위험천만 스쿨존 통학길…주민들 "안전펜스 없고 불법주차 만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4/PYH2023041218380006300_P4.jpg)
불법 주차된 차들 때문에 통학길이 주차장이나 다름없죠."
대전 둔산동 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배승아(9) 양이 치여 숨진 사고로 교통안전 시설물 미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는 가운데, 시내 곳곳 스쿨존에는 여전히 안전 펜스가 설치돼 있지 않아 학부모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12일 오전 대전 대덕구 화정초등학교 정문 앞 인도 옆으로는 대형 화물차와 지게차, 승용차가 줄지어 주차돼 있었다.
스쿨존이지만 안전 펜스는 없다.
150m가량 이어져 주차된 차들이 인도와 도로의 경계를 구분 짓고 있다.
학교 인근으로 물류창고, 유통업체가 밀집한 탓에 1t 트럭 이상의 중·대형차들의 통행이 빈번했다.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아이들은 도로를 건너기 전 주차된 차들 사이로 들어가 고개를 빼꼼 내밀고는 달리는 차가 없는지 좌우를 살피며 조심스레 건너는 모습이다.
이날 딸을 학교까지 배웅한 김모(38·오정동) 씨는 "주차 차량이 아이들 시야를 가리니까 특히 저학년이 도로를 건널 때 옆을 잘 못 살피는 일이 많아 걱정된다"면서 "여기는 차들이 워낙 많이 다니는 만큼 서둘러 펜스를 설치하고 주차 단속도 강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통시장과 상가 등이 밀집한 동구 가양중·동대전초 인근 스쿨존에도 주차 중인 차들이 보행자의 시야를 가리고 있었다.
일대에는 '오전과 오후 등하교 시간대에는 노상 주차를 금지한다'는 현수막이 붙어있지만, 보란 듯이 주차된 차들로 가득하다.
주민 곽모(72) 씨는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나오는 하교 시간에도 불법 주차가 너무 심하니까 안전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동구 용전초 인근에서 만난 이모(9) 군은 안전 펜스가 설치되지 않은 길 200여m 구간을 걸어 학교로 등교하고 있었다.
![[르포] 위험천만 스쿨존 통학길…주민들 "안전펜스 없고 불법주차 만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4/PYH2023041218360006300_P4.jpg)
쉴 새 없이 오가는 차들 때문에 도로 끝에 바싹 붙어서 걷던 이군은 학교 앞 안전 펜스가 설치된 구간에 도착하자 펜스 안으로 들어가 그제야 마음 놓고 걸었다.
그는 "작년에 횡단보도 없는 길을 건너다 차에 부딪힌 적이 있다"면서 "그때부턴 차가 다가오는 게 무섭다"고 말했다.
대전시가 최근 지역 내 스쿨존 245㎞ 구간에 대해 안전시설(안전울타리·무단횡단 방지시설) 설치 여부를 전수조사한 결과 절반(124㎞)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조속히 미설치 구간에 안전시설을 설치하고, 시설물 정기 점검도 의무화해 스쿨존 안전 사각지대를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