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서울·평택 가리켜…'南대응 불가능' 군사행동 실무 문제·기구편제 결정
'평양점령·참수작전'에 대응한 공세적 작전계획 논의 가능성
10개월만에 南겨냥 작전지도 꺼낸 김정은…전방 군단장도 집결
북한이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어 국가 방위력과 전쟁준비 완비를 위한 중요 군사적 문제를 토의했다고 밝혀 주목된다.

특히 김 위원장은 전방 군단장들을 모두 불러들여 남한지역의 주요 목표물을 적시한 '작전지도'를 펼쳐 놓고 직접 손가락으로 특정 지역을 가리키며 지시하는 모습도 보여 세부적인 군사적 지침들이 제시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 주관 회의에 남측을 겨냥한 작전지도가 등장한 것은 작년 6월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이후 10개월 만이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11일 전날 개최된 회의 소식을 전하면서도 회의 결과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보도 내용으로만 보면 최근 연이어 공개한 전술핵탄두 탑재 가능 무기들의 운용과 배치 등에 대한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적들이 그 어떤 수단과 방식으로도 대응이 불가능한 다양한 군사적 행동방안들을 마련하기 위한 실무적 문제와 기구편제적인 대책들을 토의하고 해당 결정들을 전원일치로 가결했다"고 전했다.

매체가 언급한 '대응 불가능한 다양한 군사적 행동방안들'은 핵무인수중공격정(해일) 등 최근 시험발사된 여러 전술핵탄두 탑재 가능 전력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021년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핵심 5대 과업으로 제시된 수중·지상 고체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잠수함 등의 개발 계획과 배치 등도 토의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우리의 전쟁억제력을 더욱 실용적으로, 공세적으로 확대하고 효과적으로 운용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북한이 말하는 전쟁억제력은 ICBM과 전술핵탄두 탑재 전력 등 핵무력과 재래식전력을 통칭한다.

10개월만에 南겨냥 작전지도 꺼낸 김정은…전방 군단장도 집결
김 위원장이 회의장에 걸린 남측지역 작전지도에서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키며 지시하는 사진이 2장 공개됐다.

한 장은 주한미군기지가 있는 평택 인근, 다른 한 장은 서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전방 군단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육·해·공군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근방에 지휘봉을 대며 보고하는 장면도 공개됐다.

회의장에는 박수일 총참모장, 정경택 총정치국장, 강순남 국방상, 김성철 제1군단장, 박광주 제4군단장, 조경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최두용 제5군단장 등이 참석한 것이 식별됐다.

북한은 전방에 4군단(서부), 2·5군단(중부), 1군단(동부)을 배치해 놓고 있어 려철웅 2군단장도 참석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자신의 책임작전 구역별로 전술핵탄두 탑재 전력 등이 포함된 최신 작전계획을 김 위원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관측된다.

중앙통신은 "김정은동지께서 전선공격작전계획과 여러 전투문건들을 료해(파악)하시면서 군대의 전쟁수행능력을 부단히 갱신하고 완비하기 위한 군사적대책들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천해나가는데서 나서는 원칙적인 문제들을 밝혔다"고 전했다.

'전선공격작전계획'에는 작년 6월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승인된 '중요 군사행동계획 임무'가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

전방부대 작전계획에 추가된 이 임무는 대남 전술핵무기 운용과 남측의 3축 체계에 대응한 '선제타격' 전략전술 등일 것으로 추정된다.

10개월만에 南겨냥 작전지도 꺼낸 김정은…전방 군단장도 집결
더욱이 중앙통신은 적들이 '평양점령'과 '참수작전' 등의 망언을 노골적으로 흘리고 있다고 언급해 김 위원장 주재 이번 회의에서도 이런 내용들이 거론됐을 가능성도 크다.

북측도 관련해서 '서울점령' 등 공세적인 대응 작전계획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통신은 "회의에서는 현정세를 심도있게 분석한데 기초하여 우리의 군사적선택을 더욱 명백히 하고 강력한 실천행동으로 이행할수 있는 철저한 준비를 엄격히 갖추는 것을 필수적인 요구로 제기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이 작전지도를 꺼낸 회의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다섯번째다.

2013년 3월에는 전략군 미 본토 타격계획 작전지도를, 2016년 7월에는 탄도미사일 남한 타격지점을 명시한 작전지도를 각각 공개했다.

2017년 8월에는 남한지역을 사등분한 전략군 미사일타격 작전지도를, 작년 6월엔 남측 동부전선 일대가 나타난 작전지도를 공개했다.

모두 김 위원장이 참석한 회의였다.

특히 2017년 8월 작전지도 공개 후에는 ICBM 화성-15형을 발사했고, 작년 6월 공개 때는 전방부대에 중요 군사행동계획 임무를 추가했고, 전술핵운용부대 군사훈련이 실시됐다.

이번에 또 남측지역에 대한 작전지도를 꺼내 들어 북한이 대형 전략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