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정부 권고 맞게 실사용자 자부담토록 이른 시일 안에 조례 개정"
부단체장 관사 운영비 지원 말라는데…창원시, 뒤늦게 개선 추진
정부가 예산 낭비 및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는 점 등을 이유로 지방자치단체 부단체장 관사 운영비를 실사용자가 직접 부담하도록 지난해 개선을 권고했지만, 경남 창원시는 아직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창원시에 따르면 현재 시 부단체장인 제1부시장, 제2부시장은 창원시청 인근 성산구 A 아파트 2개 세대를 각각 관사로 사용하고 있다.

창원시 1·2부시장이 사용 중인 관사(2급)는 1988년 지어진 아파트로, 전용면적 111.61㎡의 방 4개짜리 아파트다.

창원시는 1·2부시장 체제로 직제가 개편된 2011년 이후 중앙 부처나 광역자치단체 등에서 온 제1부시장 몫으로 1개의 관사만 운영해왔지만, 현 제2부시장이 창원지역 출신인 전임들과는 달리 타지역에서 임용되면서 최근 들어 사실상 2부시장 몫의 관사 한 곳을 더 늘렸다.

관사 1곳이 늘면서 냉장고, TV 등 비품 마련에 1천100만원이 별도로 소요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부시장 관사 사용에 드는 전기·수도·아파트 관리비 등 운영비는 가구당 연간 220만원 상당(지난해 기준)으로 창원시는 추산한다.

부시장 관사 2곳 중 1곳은 1989년 창원시가 매입해 사용 중이고, 나머지는 월세 120만원을 주고 이용 중이지만 조만간 전세 계약(보증금 2억3천만원)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문제는 부단체장 관사 사용을 두고 예산 낭비 및 국민 정서에 배치된다는 비판 등이 수년째 이어지면서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4월 '지방자치단체 관사 운영 개선방안'을 내놨음에도 창원시가 이를 1년째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행안부는 당시 공문을 통해 광역·기초단체장의 관사를 폐지하고, 부단체장 등의 경우에는 관사 운영비를 실사용자가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행안부 권고 한 달 뒤에는 경남도가 각 시·군에 공문을 보내 관사 운영 개선 방향을 재차 알린 데 이어 도는 실제 지난해 말 부단체장 관사 운영비를 자부담하도록 관련 조례를 개정했지만, 창원시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창원시는 최근 이런 비판이 불거지자 뒤늦게 개선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창원시 관계자는 "담당 공무원 부서 이동 등으로 지난해 이뤄진 행안부 권고 내용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이제는 관련 내용을 숙지하고 있으니) '창원시 공유재산 관리 조례'를 이른 시일 안에 개정해 부단체장 관사 운영비를 실사용자가 자부담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