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1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친이재명(친명)계 원외 인사들이 공천을 받는 데 유리한 당내 환경을 만들기 위해 결집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싱크탱크는 국회에서 ‘팬덤 정치’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을 직접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전 대표 측 싱크탱크인 연대와 공생(연공)은 10일 국회에서 ‘정치 공황의 시대,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심포지엄은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이 전 대표 선거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홍영표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김철민·박용진·윤영찬·조응천 등 비명계 현역 의원들이 참석했다.

이 전 대표 측근인 남평오 연공 운영위원장은 “팬덤 정치는 민주당부터 성찰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사실상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행사”라고 평가했다. 윤영찬 의원은 “양극화를 넘어 증오를 팔아야 하는 ‘증오 상업주의’가 자리 잡은 정치 구조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지난달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비서실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사람이라면 도의적 책임을 지라’고 했다가 ‘개딸’의 표적이 됐다.

친명계 원외 인사들이 주축이 된 ‘더 새로’ 포럼도 이날 창립을 알렸다. 김준혁 한신대 교수와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황현선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조상호 민주당 법률위 부위원장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참여했다. 이들은 현역 의원 평가에 권리당원 평가 반영을 요구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이 비명계 지역구 현역 의원을 밀어내고 국회 입성을 시도하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