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대통령 "미국도 외국 영토에 배치한 핵 제거해야"
최근 러시아와 전술핵 배치를 합의한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미국도 외국 영토에 배치된 핵무기를 제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푸트니크 통신의 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러시아의 벨라루스 핵무기 배치 결정을 비판한 데 대해 반발하며 이같이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벨라루스에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한 러시아의 결정은 국제법 위반으로 어떤 국가도 어떤 상황에서도 외국 영토에 핵무기를 배치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루카셴코 대통령은 핵무기 배치 문제에 대해 마크롱의 의견에 동의한다면서 그렇다면 미국도 핵무기를 배치한 국가에서 철수해야 하며, 이것이 완료되기 전까지 민스크(벨라루스 수도)와 모스크바는 워싱턴DC가 하는 것과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5∼6개국에서 모든 핵무기를 철수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루카셴코 대통령의 이 발언이 담긴 영상은 텔레그램 채널에 올려졌다.

그는 전날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양국 연합국가(Union State) 최고 국무회의를 열고 양국 공동 안보 전략 개발과 2021∼2023년 연합국가 창설 조약의 주요 조항 이행 등을 논의했다.

앞서 지난달 말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핵무기 비확산에 관한 국제적 의무를 위반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미국과 동일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벨라루스에 전술핵 배치를 결정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핵무기를 벨라루스로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수십 년 동안 해 온 것처럼 배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