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로부터 '배신자'로 낙인 찍혔던 LIV골프가 반격을 시작했다. 올해 처음 열린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서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미국)를 앞세워 우승 고지 점령에 나섰다.

켑카는 7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7545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8개를 잡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아 7언더파 65타를 쳤다. 보기 없이 이글 1개에 버디 5개를 잡은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과 버디 8개에 보기 1개로 막은 존 람(스페인)과 나란히 7언더파 65타로 공동선두에 올랐다.

이번 대회 참가선수 88명 가운데 LIV골프 선수는 18명 뿐이다. LIV골프로 이적한 선수들은 PGA투어 대회에서 영구퇴출됐지만 마스터스를 비롯해 US오픈, 디오픈, PGA 챔피언십 등 4대 메이저 대회는 출전할 수 있다. 때문에 이번 대회는 PGA투어파와 LIV골프파의 정면승부로 관심을 모았다.

지난 6월 LIV골프가 출범한 이후 양측은 두번 만났다. 결과는 모두 PGA투어의 승리였다. US오픈에선 매슈 피츠패트릭(잉글랜드)이 우승했고, 디오픈은 캐머런 스미스(호주)가 제패했다. 경기 내용에서도 PGA파가 압도했다. 다만 스미스는 작년 PGA 투어 플레이오프까지 모두 끝낸 뒤 LIV 골프로 이적했다.

하지만 이번 마스터스는 조금 다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이날 1라운드에서는 켑카가 후반 3개홀에서 줄버디를 잡으며 반격의 선봉에 섰다. 스미스도 2언더파 70타를 치며 자존심을 지켰고 필 미컬슨(미국), 호아킨 니에만(칠레)는 1언더파를 치며 순조롭게 첫발을 디뎠다.

켑카는 PGA 투어에서 ‘메이저 사냥꾼’으로 불렸다. 통산 8승 중 4승을 메이저 대회(US오픈과 PGA 챔피언십 각 2승)에서 거뒀다. LIV골프 출범과 함께 이적한 선수로, 지금까지 2승을 올렸다.

하지만 LIV골프의 역습이 끝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LIV골프 선수들이 최근 4라운드 경기 경험이 없다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LIV골프는 3라운드 54홀로 진행되고 커트탈락도 없다. 72홀 경기는 체력과 경기력을 4일간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략적 부담과 변수가 크다.

오거스타=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