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당선 공고 5일 지나 '무효' 결의…법원 "절차 하자"
법원 "흑석1구역 재개발 조합장, 당분간 지위 유지"
법원이 서울 동작구 흑석1구역(흑석1 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조합이 내린 '조합장 당선무효' 결정의 효력을 정지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전보성 부장판사)는 6일 흑석1구역 조합장 당선인 A씨가 '조합의 당선무효 결정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중대한 절차상의 위법이 있다"고 판단해 본안 소송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당선무효 결의 효력을 정지했다.

A씨는 올해 1월7일 개최된 조합 정기총회에서 보궐선거를 통해 조합장으로 당선됐다.

이틀 뒤인 1월9일 조합은 A씨를 당선인으로 공고했다.

하지만 한 달 뒤인 2월8일 조합은 '당선무효 사유가 있다'며 A씨에게 소명을 요청했고, 같은 달 13일에는 A씨에게 조합장 당선 공고가 무효라고 통보했다.

조합은 당시 '선거관리 규정 제16조 제3항에 의거한 당선무효 사유가 있다'고 통보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가 당선무효 사유에 해당하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조합이 A씨에게 당선무효를 통보한 시점이 너무 늦었다는 점과 당선무효 사유를 기재하지 않은 점 등을 잘못으로 지적했다.

재판부는 "조합 선거관리위원회가 A씨에 대한 당선을 공고하고 5일이 지나 당선무효를 결의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면서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중대한 잘못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의 당선무효를 '5일 이하의 기간 내'에 조합 선거관리위원회 의결을 통해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 '5일'을 언제부터로 계산해야 하는지는 명시돼 있지 않지만, 재판부는 "당선자가 공고된 때로부터 5일 이하"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당선무효를 결의하는 과정에서 채권자에게 구체적인 당선무효 사유를 전혀 통지하지 않았다"면서 "중대한 잘못"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당선무효의 효력을 다투는 본안소송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장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며 "채권자(A씨)는 그 기간 조합장으로 갖는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등 금전적 배상만으로 회복되기 어려운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