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광주시장, 군 공항-함평 편입 발언' 유감 표명

대변인 명의 입장문 통해 강기정 시장 우회 비판

전남도는 광주 군(軍) 공항 이전 추진 과정에서 함평군을 광주로 편입할 수 있다는 취지의 강기정 광주시장의 발언 등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전남도는 3일 대변인 명의의 입장을 내고 "강 시장이 최근 한 언론사 행사에서 군 공항 이전과 관련해 '함평군의 광주 편입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발언했는데 이는 전남도와 사전 협의가 없었고 도민 의사와도 무관하다"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남도는 "함평군의 광주시 편입은 원칙적으로 광주 군 공항 이전사업과는 별개로 논의돼야 할 사안이며 (함평군의 광주시 편입을 주장하는 것은) 군 공항 이전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하고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남도는 "군 공항 유치 신청 전에 광주시가 추가 지원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함평군 편입을 먼저 언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전남 특정 시군이 광주시에 편입될 경우 지방소멸 시대에 인구감소 및 재정 여건 악화 등으로 도에 큰 불이익과 부담을 초래하는 것이 명백함에도, 광주시는 전남도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군공항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 시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강 시장이 (성공 사례로) 예를 든 대구·경북은 군 공항과 민간 공항을 함께 이전하는 것으로 군 공항만을 이전하는 광주·전남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군 공항 이전사업은 국방 안보 현안으로서 지자체가 아닌 국가 주도로 추진돼야 하며, 무엇보다 우선해 이전지역 주민들이 군 공항 이전을 고려할 수 있을 만한 획기적인 지원대책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광주 군공항 이전의 핵심은 지역민의 수용성이 확보된 가운데 장기적 미래 발전을 통한 지방소멸 위기 극복에 있다"며 "광주시도 군공항 이전을 어느 한쪽의 희생이 아닌 지역의 미래 100년을 내다보는 '상생의 산물'로 만들기 위해 열린 마음으로 꾸준히 소통하고 함께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강 시장의 발언에 대해 김영록 전남지사가 직접 '반박'하는 대신 대변인 명의로 '유감'을 표명하면서 양 단체장의 충돌 양상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광주시와 함평군이 전남도와 조율 없이 군 공항 이전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그동안 쌓인 불쾌감과 불만을 대변인 명의로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도 일각에서는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광주 민간 공항과 군 공항을 패키지로 무안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무안군민들이 군 공항 이전에 결사반대하고 있어 도 입장에서는 '해법모색'이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강 시장은 이날 오전 시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를 언급하면서, 함평에서 군 공항 이전 조건으로 내세운 광주와 함평의 통합 추진에 대해 "경북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 결정 선례가 있으니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