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끼 치중'에 중도층 이탈 흐름 가속화…與서 빠진 지지율 무당층으로 이동 양상
'전광훈 논란'에 4·3 추념식 지도부 불참도 입길…'尹 대구행' 놓고 보수 일각도 비판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세가 좀처럼 반전 분위기를 만들지 못하는 가운데, 여권 지도부가 보수층만 봐라봐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나온다.

기존 지지층 구애만으로는 지상 목표인 내년 총선 승리를 가져올 수 없다는 우려와 맞닿아있다.

3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지난달 27∼31일 여론조사 정당별 지지도를 보면 국민의힘은 전주보다 0.8%포인트(p) 내린 37.1%, 더불어민주당은 1.7%p 오른 47.1%로 집계됐다.

오차 범위를 넘어서 10%p 차이다.

전국 유권자 2천5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였다.

한국갤럽의 지난달 28∼30일자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3%, 민주당은 33%였다.

3월 1주차(2월 28일∼3월 2일)와 비교하면 국민의힘은 6%p 떨어진 반면 민주당은 4%p 올랐다.

양당이 각자 30∼40%의 견고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지만, 주목되는 건 여당 지지율이 빠지는 만큼 중도층이 포함된 '무당층'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갤럽 조사의 경우 무당층은 29%에 달했다.

지난해 6·1 지방선거 이튿날 조사(국민의힘 45%, 민주당 32%, 무당층 18%)와 비교하면 10개월 새 여당 지지율은 12%p 떨어졌고, 무당층에서 11%p가 늘어난 것이다.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가 전무한 '예상 밖 하락세'에 내년 4월 총선을 치러야 하는 의원들 사이에선 동요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특히 '캐스팅 보트'인 중도층 이탈은 총선 승리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與, 지지율 하락 지속에 "보수층만 봐라봐서는…" 우려 목소리
당 일각에서는 김기현 지도부가 '친윤'(친윤석열) 일색으로 지도부를 구성한 데 이어 이같은 위기의식과도 동떨어진 행보를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윤 대통령 대선 승리에 결정적이었던 중도·청년층 표심 이탈을 언급하며 "지도부가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다 보니, 하락세인 대통령 지지율과 연동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CBS 라디오에 출연, "우리 지지층만을 보면서 정치를 하는 것 아니냐"라며 "이대로 가다가는 (다음 총선은) 굉장히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강경 보수성향 전광훈 목사와의 연결고리가 부각되는 데 대한 문제 제기도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전 목사에 대해 "옛날에 (보면) 이 양반이랑 같이 붙어먹어서, 편승해서 그런 일을 하다가 자기한테 화살이 돼서 돌아가지 않나"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서 "우리 당은 거꾸로 왜 (전당대회 이후에도) 지지율이 폭락하는지 분석하고는 있나"라며 전 목사와 만남 이후 각종 설화로 논란을 빚은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한 조치를 거듭 요구했다.

홍 시장은 지난 1일에는 "정당이 일개 목회자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전 목사와의 단절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당 '투톱'인 김기현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가 부산엑스포 유치 일정을 이유로 4·3 추념식에 불참한 것도 입길에 올랐다.

이준석 전 대표는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추념식에 참석하는 것은 국민통합이라는 관점에 앞서 누군가의 한을 풀어내는 과정이다.

이러한 본질을 당 지도부가 놓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주말 윤 대통령이 이미 여러 차례 방문했던 대구 서문시장을 또다시 찾은 장면도 소환됐다.

윤 대통령 '멘토'로 꼽히던 신평 변호사는 "과도하게 자기 지지층을 향한 구애에 치중한다"고 적었고, 이날 당 일각에서도 공감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학용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신 변호사 의견일 뿐만 아니라 우리를 아끼는 많은 국민이 그런 걱정을 하는 분들이 실제로 있다"며 "고언을 가슴 깊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친윤계 주류는 최근 당정의 지지율 하락은 정책 혼선과 입법 난맥상이 초래한 일시적 현상이지 '보수층 구애'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한 친윤계 주류 인사는 통화에서 "대야 공세로 한일정상회담 결과 등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형성됐다"고 주장했다.

이 인사는 그러면서 향후 윤 대통령의 방미 일정 등이 지지율에 반전 카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