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세부 법안이 발표되면서 국내 양극재 소재주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이 나오고 있다. IRA 법안에서 양극·음극 활물질이 광물로 분류되면서 국내서 생산해도 IRA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3일 오전 POSCO홀딩스는 7.07% 오른 39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엘앤에프도 4.64% 오른 32만8000에 거래 중이다. 포스코퓨처엠(6.24%), 에코프로비엠(3.12%) 등 다른 2차전지 부품·소재주도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IRA 법안의 세부법안이 발표되면서 2차전지 소재주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미국 재무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IRA 세부지침에 따르면 2차전지 핵심광물을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지 않은 국가에서 수입하더라도 미국과 FTA를 체결한 한국과 같은 국가에서 가공할 경우 세액공제 지급 대상에 포함키로 했다.

IRA 세부법안에 따르면 △북미에서 제조 또는 조립한 부품을 전기차 배터리에 50% 이상 사용 또는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의 40%를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경우 전기차에 3750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국내에서 리튬 등의 핵심 광물 가공 공장을 지닌 업체들은 IRA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얘기다.

증권사들은 국내 2차전지 소재주들이 IRA 법안의 직접적인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POSCO홀딩스의 경우 전남 광양에서 수산화리튬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오는 10월 준공이 끝나면 연간 4만3000톤 규모의 수산화리튬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엘앤에프도 지난달 중국 시노리튬머티리얼즈와 합작해 국내에서 리튬 생산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핵심광물을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에서 일부 조달하지 못해도 추출·가공을 통해 발생한 총 가치 증가분의 50% 이상이 FTA를 맺은 국가(한국, 칠레, 호주 등)에서 발생한다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이라며 “양극재, 음극재 기업들이 국내에 투자해도 IRA 요건을 충족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부품으로 분류되는 전해액과 분리막 업체들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전해액, 분리막과 같은 부품의 경우 북미에서 제조해야 세액공제를 받는다는 조건이 붙어있지만 미국산 자동차에서 중국산 부품 비중을 줄어드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업체들의 수혜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해액과 분리막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데 IRA에서 중국산은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한국업체들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