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LG화학 진단부문 매각…코로나 후폭풍에 발목잡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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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진단사업부문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이르면 이번주 재무적 투자자(FI)와 전략적 투자자(SI)를 포함한 숏리스트가 추려질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진단기업 가치에 대한 거품이 빠지고 있는 만큼 이번 인수전이 앞으로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제약·바이오 및 투자업계에 따르면 FI와 SI 등 대여섯곳이 LG화학 진단사업부문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전해졌다.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는 지난 27일 예비입찰을 마감했는데, 그후 일주일 가량 잠재 인수자를 추가로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에게 있어 진단사업부문은 ‘계륵’과 같은 존재다. 1990년대부터 착실히 사업을 이어왔고, 진단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LG화학 출신 최고경영자(CEO)나 연구진도 여럿 배출했다. 하지만 매출 비중은 미미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특수를 누리지 못한 점 △액체생검이나 인공지능(AI) 진단 등 차세대 분야를 선점하지 못한 점 △신약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공감대 등을 종합해 진단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반짝 특수를 누리진 못했지만 LG화학 진단사업부문은 꾸준히 매출을 내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재무건전성도 우수한 편이다. 업계에서 LG화학 진단사업부문 인수 흥행여부와 몸값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이유다. SI 중에서는 진단업체 뿐 아니라 당장 매출이 필요한 바이오텍도 포함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인수가는 ‘박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현재 1000억원 초반 금액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이후 시장에 대한 진단업계 평가가 재조정되고 있는 측면이 이번 인수전에도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신약 사업이 ‘로또’에 비유된다면 진단 사업은 ‘박리다매’에 가깝다. 한방에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한다기 보다는 꾸준한 마케팅활동을 통해 시약이나 진단키트를 사용하는 고객층을 넓혀가는 비즈니스다. 상대적으로 신약 사업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에도 진단사업 가치는 정밀의료, 개인맞춤형 의료의 부각으로 점점 높아지는 추세였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사후치료보다 사전예방이 중요해지는 트렌드를 반영해 진단업체 몸값은 이전보다 관심받고 있었다”며 “그런데 오히려 코로나19로 지나치게 급성장하고, 이후 급격한 실적난을 겪거나 이렇다 할 성장동력을 내놓지 못하니 오히려 시장 인식이 안 좋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항체-항원 반응의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로 어마어마한 실적을 올렸던 진단 기업들은 지난해 1분기에서 4분기로 갈수록 매출이 급격히 빠졌다. 지난해 연간 4713억원의 매출을 올린 휴마시스는 1분기에서만 3264억원(전체 매출의 약 70%)을 벌어들였다. 코로나19 특수를 잃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은 58억원(약 1%)에 불과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기존에 잘한다고 평가받던 LG화학조차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가치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이번 인수전이 진단업체 M&A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4월 3일 11시 19분 게재됐습니다.
3일 제약·바이오 및 투자업계에 따르면 FI와 SI 등 대여섯곳이 LG화학 진단사업부문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전해졌다.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는 지난 27일 예비입찰을 마감했는데, 그후 일주일 가량 잠재 인수자를 추가로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짝 특수를 누리진 못했지만 LG화학 진단사업부문은 꾸준히 매출을 내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재무건전성도 우수한 편이다. 업계에서 LG화학 진단사업부문 인수 흥행여부와 몸값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이유다. SI 중에서는 진단업체 뿐 아니라 당장 매출이 필요한 바이오텍도 포함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인수가는 ‘박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현재 1000억원 초반 금액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이후 시장에 대한 진단업계 평가가 재조정되고 있는 측면이 이번 인수전에도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사후치료보다 사전예방이 중요해지는 트렌드를 반영해 진단업체 몸값은 이전보다 관심받고 있었다”며 “그런데 오히려 코로나19로 지나치게 급성장하고, 이후 급격한 실적난을 겪거나 이렇다 할 성장동력을 내놓지 못하니 오히려 시장 인식이 안 좋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항체-항원 반응의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로 어마어마한 실적을 올렸던 진단 기업들은 지난해 1분기에서 4분기로 갈수록 매출이 급격히 빠졌다. 지난해 연간 4713억원의 매출을 올린 휴마시스는 1분기에서만 3264억원(전체 매출의 약 70%)을 벌어들였다. 코로나19 특수를 잃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은 58억원(약 1%)에 불과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4월 3일 11시 19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