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에 복음 전한 故김홍섭 판사 기림 미사 봉행
정순택 대주교 "정의 넘치는 세상 위해 함께 노력하자"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1일 주교좌 성당인 명동대성당에서 고(故) 김홍섭(세례명 바오로, 1915∼1965) 판사 기림 미사를 정순택 대주교 주례로 봉헌했다.

정 대주교는 "김홍섭 판사는 법과 양심에 따라 정의롭게 판결하고자 노력했을 뿐 아니라 사형수들이 죽음의 길을 향해 갈 때 함께 걸었고, 이 세상 너머로 가는 그 길을 배웅하고자 했다"고 강론했다.

그는 "하느님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가도록 불림을 받은 모든 그리스도인의 소명을 다시금 기억하면서, 사랑과 정의가 넘치는 세상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정순택 대주교 "정의 넘치는 세상 위해 함께 노력하자"
김홍섭 판사는 전북 김제 출생으로 일제 강점기 일본 니혼대학에서 법을 공부하고 조선변호사 시험에 합격해 법조계에 입문했다.

광복 후 검사로 임용됐으나 회의를 느껴 사임했고 이후 초대 대법원장 김병로의 권유로 판사로 부임해 지방·고등법원 판사 및 법원장, 대법원 판사를 지냈다.

그는 청렴하고 강직한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형수에게 복음을 전하고 세례를 받을 때 대부 역할을 해 '사도(使徒)법관'으로 불렸다.

이날 미사는 근현대사 선조들의 삶과 신앙을 기리고 본받자는 취지로 기획한 '기억하다·빛과 소금이 된 이들' 시리즈 미사 중 세 번째다.

지난해 3월에는 안중근(1879∼1910) 의사를 기리는 미사를, 같은 해 11월에는 노숙인을 위한 의료시설인 요셉의원을 설립한 선우경식(1945∼2008) 원장을 기리는 미사를 각각 봉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