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운용본부장의 '구현모 내정 반대' 언급엔 "개인적 발언으로 이해"
복지부장관 "국민연금, KT 주주권 행사 방향 결정 안 돼"(종합)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9일 "현재까지 기금운용본부나 수책위(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차원에서 KT에 대한 주주권 행사 방향이 결정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KT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서원주 기금운용본부장(기금이사·CIO)은 지난해 연말 KT 이사회가 구현모 당시 대표를 차기 대표 후보로 결정하자 "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에 구 전 대표는 연임을 포기했다.

뒤이어 내정된 윤경림 대표이사 후보도 지난 27일 논란 끝에 후보직을 사퇴했다.

조 장관은 "복지부는 기금운용본부의 개별 기업에 대한 주주권 행사에 개입할 수도 없고 개입할 의도도 없다"며 "제가 알기로 서원주 기금이사의 작년 말 발언은 본인이 취임한 후 기자회견에서 소유 분산 기업에 관한 일반적인 얘기를 하다가 특정 회사를 언급한 것으로 알고 있고 개인적인 발언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기금이사의 개별 기업에 대한 주주권 행사 관련 언급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 자체가 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을 해서 저는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연금에 정치적 외압이 작용하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연금특위 민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은 박근혜 정부 당시 국민연금이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것을 언급하며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지난 정부 때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를 만들었는데, 최근 수책위 전문위원을 복지부가 임명하는 식으로 구조를 바꿨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개입으로 수책위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조 장관은 "수책위 1기는 9명 중 6명이 법률가, 회계사로 특정 분야에 집중돼 있고, 기금운용이나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관련 전문가가 부재돼 있었다"며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추천을 받아 임명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의원은 최근 기금운용본부 내 '건강한 지배구조 개선위원회' 설치하는 것을 두고도 수책위와의 역할 상충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지배구조개선위는 기금운용본부 내 자문위원회 성격"이라며 "수책위에서 결정하는 사안과 엄연히 나뉘어져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