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과 야유 오가기도 했으나 큰 충돌 없이 마무리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도민 의견을 듣는 첫 경청회에서 찬성측과 반대측이 팽팽하게 맞붙으며 의견을 제시했다.

제주 제2공항 예정지서 첫 도민 경청회…찬반 의견 팽팽
29일 오후 공항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경청회는 기본계획안에 대한 설명에 이어 제2공항 찬성·반대 측 대표자의 발언과 플로어 참석자 의견 발표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반대 측 박찬식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 정책위원은 "제2공항 예정지 일대는 철새도래지 벨트인데, 전략환경영향평가 시 조류 충돌 위험성 평가가 왜곡·조작됐다"고 주장했다.

박 정책위원은 "제2공항 후보지 주변에서 발견된 조류 172종 중 39종만 충돌 위험성 평가에 포함됐으며, 흑산공항 용역에서는 위험성이 심각하다고 평가된 종이 제2공항에서는 심각성이 낮다고 분석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토부 수요예측을 다 인정하더라도 제2공항은 과잉 규모"라며 "도대체 왜 이렇게 큰 공항이 필요하냐. 큰 공항을 만드는 이유는 공군부대 설치 때문"이라는 주장하기도 했다.

박 정책위원은 "여러 의혹에 대해 제주도가 검증해야 하며, 도민 의견 수렴의 최종절차로 주민투표를 실시하라"고 촉구하며 "주민투표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도지사 의견을 들어야 하는 절차에 대한 협조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찬성 측 오병관 제2공항 성산읍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제주공항 대합실은 콩나물시루고, 동서 활주로라 옆바람으로 인한 이착륙 위험이 있다"며 "제2공항 건설로 이런 문제들을 해소할 수 있으며, 제2공항이 성산의 미래이자 동부지역 발전의 길"이라고 밝혔다.

다만 "직접적 주민 피해에 대해서는 정부가 실질적인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수용되는 토지에 대한 세금 감면, 수용에서 제외된 인접 토지에 대한 피해 구제, 소음 피해 대책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광청 성산 유치, 제2공항 운영에 제주도가 가담해 수익 일부를 성산에 환원, 일자리 창출, 환경·교통 문제 해소 등 지역 발전을 위한 제안도 나왔다.

오 위원장은 또한 "대대로 오손도손 이웃사촌으로 지내던 우리가 공항이라는 현실 앞에 나뉘어 갈등하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갈등이 8년째 이어지는 현실에 분노마저 느껴진다"며 착잡함을 토로했다.

제주 제2공항 예정지서 첫 도민 경청회…찬반 의견 팽팽
이어 열린 플로어 의견 발표 시간에도 제2공항 찬성 측과 반대 측이 번갈아 연단에 올라 팽팽히 맞섰다.

찬성 측은 "최근 제주공항에 갔더니 1시간 연착되고, 앉아 쉴 공간도 없었다", "주민투표를 하려면 이해 당사자인 제주도 동쪽 주민들이 해야 한다", "자식이라도 좋은 직장 들어가 잘 살았으면 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

반대 측은 "제2공항이 정말 순수 민간공항이 맞나", "조류 충돌 위험 평가에서 성산 일대에서 발견되는 조류가 많이 제외됐다", "관광객이 늘어난다고 해서 도민이 뭐가 좋겠나.

제주다움을 잃어버린다" 등의 의견을 냈다.

이날 경청회에서는 찬반측 의견 충돌로 고성과 야유가 오가고 실랑이가 벌어졌지만 큰 마찰 없이 행사가 마무리됐다.

경청회는 다음 달 6일 서귀포시 청소년수련관, 다음 달 24일 제주시 농어업인회관에서 각각 오후 3∼5시에 열린다.

도는 경청회를 통해 제2공항에 대한 모든 의견을 직접 듣고 가감 없이 국토교통부에 전달할 방침이다.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제주 제2공항은 2055년 기준 제주지역 전체 연간 항공 여객 수요 4천108만명 중 1천992만명(국내선 1천815만명·국제선 177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계획됐다.

서귀포시 성산읍의 550만6천㎡ 부지에 길이 3천200m 활주로 1개와 항공기 44대가 주기할 수 있는 계류장을 비롯해 여객 터미널과 화물터미널 등이 설치된다.

사업 완료(준공) 시점은 착공 후 5년으로 전망된다.

총사업비는 6조6천743억원이며, 총사업비와 재원 조달계획 등은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 후 확정된다.

제주 제2공항 예정지서 첫 도민 경청회…찬반 의견 팽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