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글로벌 은행 위기가 부동산 경기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위기감에 국내 상장리츠 주가가 일제히 출렁이고 있습니다.

알짜 부동산을 담아도 투자를 기피하는 기관이 늘었기 때문인데, 이렇게 위축된 시장 상황에도 삼성과 한화가 리츠 상장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김종학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여의도 한화손해보험 본사 등 그룹 주요 부동산을 담은 한화리츠가 상장 첫날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 보유 빌딩 임대료로 매년 6%대 배당을 약속했지만, 외국계와 기관 매도에 8%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이달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금리인상과 부동산 경기 하락 우려에 참여율이 저조했는데, 이마저도 개인이 물량을 떠안아 나온 결과입니다.

[증권업계 관계자 : IPO한 다음 펀더멘털을 반영하기 보다는 매크로 시황이 더 많이 영향 줍니다. 수요예측이나 이런 것들이 저조했던 결과들도 사실은.. 글로벌 금융 불안이 나타나고 나서 했기 때문에...]

지난주 25대 1로 수요예측을 가까스로 통과한 삼성에프엔리츠도 내일(28일)까지 이틀간 일반 공모청약을 진행합니다.

연 5%대 배당에 6개월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확약한 기관이 2곳에 그칠 만큼 시장 외면을 받았지만, 상장을 강행하는 겁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 : (삼성에프엔리츠는) 일반 물량은 리테일로 풀 것 같고 기관 문제죠. 기관 쪽에서는 대부분 냉정하게 보시는 것 같아요. (펀드매니저들은) 기다렸다가 상장 후에 그때 사겠다..]

전세계 금융시장 불안에도 이들 대기업 계열 리츠가 상장을 강행하는 건 올해부터 적용에 들어간 킥스(K-ICS)로 불리는 신 건전성지표 영향 때문입니다.

킥스 산정에 불리한 보험사 소유 부동산을 덜어내, 리츠(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매각하면 자본 확충과 함께 투자 수익까지 확보할 수 있습니다.

삼성에프엔리츠 핵심 주주인 삼성생명은 지난해 보유 채권의 평가손실로 자기자본이 24조원까지 줄었는데, 금리 부담이 큰 신종자본증권 대신 리츠를 상장하면 적은 비용으로 건전성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른바 '뱅크데믹'이 기존 상업용 부동산 대출과 자금 조달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대기업 보유 부동산을 담보로 하고도 낮은 배당과 금융불안에 대한 우려로 공모리츠가 잇따라 흔들리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영상편집:권슬기, CG:심유민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외면받는 대기업 리츠..."이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