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끌어안는 '포용디자인'의 힘을 예술 도시 광주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최수신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67)은 19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올해 11회째를 맞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포용'을 주제로 오는 8~11월 광주 용봉동 광주비엔날레전시관 일대에서 열린다.최 총감독은 "높고 낮음이 없는 무등산을 품은 광주는 포용디자인을 담기에 적합한 장소"라며 "서로 다른 소리가 모여 화음을 이루듯, 차별과 소외를 공존과 배려로 바꾸는 디자인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산업 혁신을 향한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디자인 미술 축제다. 2년마다 광주비엔날레 미술전과 번갈아 가며 개최된다. 지난 2013년 제5회 행사 이후 12년 만에 광주비엔날레 재단에서 주최한다. 지난 6~10회 행사는 광주디자인진흥원이 진행했다. "미술전과 일원화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게 광주비엔날레 재단 측 설명이다.올해 행사의 지휘봉을 잡은 최수신 총감독은 한국의 1세대 자동차 디자이너다. 1978년부터 대우자동차, 기아자동차 등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2000년대 미국으로 건너간 뒤로부터 포용디자인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미국 사바나예술대학에서 산업디자인 학부장을 맡고 있다.포용디자인은 다양한 능력과 장애,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디자인 관행을 뜻한다. 이번 행사는 '너라는 세계: 디자인은 어떻게 인간을 끌어안는가'란 주제로 4개 전시관에서 진행되는 본전시
동시대 미술에서 기억해야 할 중요한 작가들이 몇 있다. 회화를 논한다면 래리 피트먼(73)이 이 중 하나다. 미국 회화에서 보기 어려운 특유의 밀도 높은 스타일로 남다른 시각적 미학을 개척했기 때문이다.세계적인 갤러리 리만 머핀이 2021년 서울 한남동에 전시장을 열어 미술 열기가 뜨겁던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한 첫 출사표로 피트먼의 작품을 내놨던 건 이런 이유에서다. 복잡한 기호와 상징적 어휘, 혼돈 속 질서가 보이는 정교한 테크닉, 색채와 텍스트, 이미지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은 그의 독창적인 회화를 설명하는 특징이다.전남 광양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지난 18일 개막한 ‘거울&은유(Mirror&Metaphor)’ 전시는 미술 애호가들의 남도행을 재촉할 만한 전시다. 동시대 회화의 한 갈래를 직접 살펴볼 수 있는 기회란 점에서다. 국내 미술관에서 피트먼의 개인전이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라틴 문화 깃든 장식미피트먼의 회화는 미국 화단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장식미가 두드러진다. 그의 정체성의 기반이 ’혼종 문화‘이기 때문이다. 미국인 아버지와 콜롬비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유년 시절을 콜롬비아에서 보냈고, 1980년대 이후엔 멕시코시티에서 자주 머물며 멕시코의 전통 미학에서 영감을 얻었다. 커다란 보석을 소재 삼은 '디오라마' 연작이나 패턴이 두드러지는 ‘후기 서구 제국의 진기한 물건들’이 대표적이다.이날 전시장에서 만난 피트먼은 “미국의 백인 앵글로-색슨 문화권에선 장식 요소가 작품의 내용을 방해한다고 보는 문화가 있지만, 라틴아메리카 문화에선 장식 요소가 있는 그대로 내용이 되고, 또 이미지가 되기도 한다”면
의료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울대의대와 서울대병원 교수 49명이 직접 자신의 전문과목을 소개하고 미래 전망 등을 이야기하는 의학 서적이 나왔다. 손환철 서울대의대 교수가 펴낸 <친절한 의학수업>이다.손 교수는 의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필요한 의학 상식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의료 현장의 정보를 한 권의 책으로 모아 엮었다.고대부터 현대까지 의학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의사 교육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각 분야 전문의들은 의료 현장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등을 담았다.1부에서는 유명한 의학자와 의학 기술 등 고대 의학에서 근대 의학의 눈부신 발전 과정을 소개한다. 의대에 지원하길 원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현대 의학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설명도 넣었다. 2부에는 서울의대와 서울대병원 교수 49명의 인터뷰를 담았다. 현장에서 일하는 의사들이 전문과목을 전공하기 위한 과정, 현대 의학의 난제, 바람직한 의사상 등을 생생한 목소리로 전한다.저자인 손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서울대 의대 비뇨의학과 교수로 근무하면서 서울시보라매병원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다.학생 교육에 관심이 많은 그는 서울대 의예과 학과장을 지냈다. 남성과학 관련 연구를 이어오면서 대한비뇨초음파학회장, 대한남성과학회장 등을 지냈다. 미국 버지니아대 병원과 캘리포니아주립대 어바인 등에서 연수를 받았다.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