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정보의 지배·한국 근대 괴담 자료집·화학의 역사
▲ 정보의 지배 = 한병철 지음. 전대호 옮김.
재독 철학자이자 '피로사회', '사물의 소멸', '타자의 추방' 등의 책으로 대중에 잘 알려진 저자가 오늘날 정보 사회의 초상을 분석한 책.
책은 우리가 매 순간 다루거나 그것의 일부가 되기도 하는 정보가 실제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또 어떻게 민주주의적 과정에 균열을 내는지 밝힌다.

저자는 정보가 중심이 되는 사회, 체제를 날카로운 시각으로 바라본다.

"정보사회의 역설은 사람들이 정보 안에 갇힌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소통하고 정보를 생산함으로써 자기를 사슬로 묶는다.

디지털 감옥은 투명하다.

"
책의 주제이자 독일어판 원제인 '인포크라시'는 저자가 새로 발굴해 사용하는 개념어다.

정보 체제 내에서 민주주의를 대체하는 새로운 지배 형태를 뜻하는 말로, 저자는 민주주의 공론장의 구조 변동, 의사소통 행위에 관한 다양한 이론을 언급하며 정보 체제의 민낯을 묘사한다.

규율사회와 정보사회, 고립과 연결, 생명정치와 심리정치 등 대립되는 개념을 서로 비교·대조하고 현상에 이면을 분석한 철학적 사유를 눈여겨볼 만하다.

김영사. 106쪽.
[신간] 정보의 지배·한국 근대 괴담 자료집·화학의 역사
▲ 한국 근대 괴담 자료집 = 배정상·손성혁·최석열 엮음.
괴이하거나 이상한 존재, 초현실적인 사건 등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끈다.

이성적으로 보면 '말이 안 된다' 싶다가도 마음속 두려움과 불안함을 끄집어내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고, 변화를 거듭하며 전해져 온 이야기가 바로 괴담이다.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저자들은 '한국적 괴담'의 계보를 찾는 과정에서 '매일신보'에 주목하게 된다.

저자들은 식민지 시기 총독부 기관지로 전락했던 매일신보가 괴담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본다.

책에 따르면 매일신보는 1927년 '괴담'란을 만들어 총 15편의 이야기를 연재했다.

1930년에는 '괴기 행각'이라는 제목의 코너를 만들어 총 20편을 실었으며 1936년 한 면 전체에 '괴담 특집'을 다루기도 했다.

책은 당시 신문에 수록된 괴담 자료를 모아 최대한 원본 형태에 맞춰 복원했다.

특히 독자의 시선을 잡아끄는 다양한 귀신, 도깨비 등의 삽화를 나란히 넣어 시각적 이미지도 더했다.

소명출판. 429쪽.
[신간] 정보의 지배·한국 근대 괴담 자료집·화학의 역사
▲ 화학의 역사 = 윌리엄 H. 브록 지음. 김병민 옮김.
1800년대에는 화학계에 알려진 원소와 화합물이 단지 몇백 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알려진 화합물 수가 약 7천100만 개 이상이라고 한다.

영국 레스터대학교 과학사 명예교수인 저자는 물질의 변화 즉, 화학의 역사를 고찰한다.

책은 화학이 어떻게 인류의 발전과 함께해 왔는지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구리ㆍ납ㆍ주석 등으로 금ㆍ은과 같은 귀금속을 제조할 수 있다는 연금술의 등장부터 온도를 조절해 물질의 본질과 외형, 성질을 변하게 하는 기술 발전까지 주요 사건을 설명한다.

일각에서는 화학이 개별 학문으로서는 입지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저자는 오히려 화학이 다른 과학 분야의 기반이 돼 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모든 물질이 작은 입자로 이뤄져 있듯, 화학의 역사가 모든 것의 역사라는 것이다.

방대한 역사를 250여 쪽 분량으로 압축하면서도 화학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생각하게끔 한다.

교유서가.

256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