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중국 초청했지만 아무런 답변 받지 못해"
중러 정상회담 우크라 협상안 평가절하
싸늘한 서방 "中, 러 선전전 앵무새" "시진핑, 젤렌스키 만나라"
서방과 우크라이나는 중러가 모스크바 정상회담을 통해 협상을 통한 휴전을 거듭 촉구한 데 대해 러시아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대변한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 뒤 내놓은 '대화를 통한 휴전' 방안에 대해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자국을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평화 협상 개시를 위한 조건을 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입장차가 너무 큰 상황에서 대화를 통한 휴전이 불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가 자체적으로 제안한 평화안에 서명하도록 중국을 초청했지만, 아직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시 주석과의 대화 가능성에 대한 신호만 받았을 뿐 구체적인 제안은 받지 못했다"면서 시 주석이 자신과 회담할 것을 촉구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앞서 이날 모스크바 정상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공조를 다짐하며, 중국의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중재안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맞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 입장'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대화를 재개하고 휴전을 모색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점령지 반환과 철군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은 중국의 제안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부정적 분위기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과 관련해 "이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신속한 종식을 시사하는 어떤 것도 보지 못했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시 주석과 그의 정권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를 상대로 한 서방의 전쟁이며, 푸틴 대통령에게 실존적 위협이라는 러시아의 선전전을 앵무새처럼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대화 의지를 보이고, 향후 협상이 우크라이나의 입장과 관점을 수용할 수 있다면 중국이 공정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도 이날 "중국이 평화협상 중재에 관심이 있다면 우크라이나의 관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고 젤렌스키 대통령과 상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중국은 여전히 러시아의 불법 침략 전쟁을 비난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