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금리 인상이 불러온 은행권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주 기준금리 결정 회의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연준은 21∼22일(이하 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연준은 당초 이달 초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고착화 우려를 표시하면서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후 미 중소은행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하면서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진 상태이다.

이후 금리 동결 기대가 잠시 부각되기도 했으나 현재 대부분의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0.25%포인트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주말 동안 서방 중앙은행들이 은행권에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며 시장 진정에 나서면서 연준이 이번에는 금리 인상을 건너뛸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캐나다·영국·일본·스위스 중앙은행은 19일 UBS의 크레디트스위스(CS) 인수 발표 후 달러화 스와프협정 상의 유동성 증대를 위해 공동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블룸버그는 연준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힘든 결정이 될 것이라면서 아직도 0.25%포인트 인상 전망이 대세지만 지난 주말을 기해 동결 가능성이 조금은 더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한국시간 20일 오후 4시 28분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이번 달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확률은 54.6%로 동결 확률(45.4%)보다 소폭 우세했다.

에버코어 ISI의 애널리스트인 크리슈나 구하는 아직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본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그러나 지난 주말 중앙은행들이 합의한 통화 스와프 강화 조치가 세계 금융권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보여준 것이고 여기에 유럽 금융계에서 만약 이번 조치로 심각한 '거부반응'이 나오면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제로 금리 시대'를 마감한 뒤 40년 만에 최악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해 6월, 7월, 9월, 11월 4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씩 올리는 유례없는 초고속 인상을 단행했다.

다만 지난 연말 물가 상승세가 둔화 조짐을 보이자 지난해 마지막 연례 회의에서 금리 인상 폭을 0.50%포인트로 낮춘 데 이어 지난달에는 0.25%포인트로 더욱 속도를 조절했다.

그러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금리 결정 후 기자회견에서 언제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할 일이 더 있다"며 연준의 지난해 전망치보다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美연준, 은행권 불안 속 금리 인상할까…시장 전망 '거의 반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