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간격 여러 지점서 다양한 미사일로 무력시위…핵탑재 능력 부각
김정은, 딸 동행해 ICBM 현지지도까지…연합연습 때 위축됐던 과거와 딴판
北, 11일간 5차례 미사일 도발…"한미연습중 기습 능력 과시"
북한이 최근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미사일을 동원해 일련의 군사적 도발을 감행한 행태는 핵능력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미 연합연습에 공세적으로 반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한미의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시작 전날부터 2∼3일 간격으로 항의성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FS 본연습 시작 나흘 전인 지난 9일에 남포 일대에서 '신형전술유도무기'로 부르는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6발을 서해로 발사한 데 이어 하루 전인 12일에는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잠수함발사 순항미사일 2발을 쐈다.

이틀 후에는 황해남도 장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쏘고, 다시 이틀 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로 긴장 수위를 끌어올렸다.

北, 11일간 5차례 미사일 도발…"한미연습중 기습 능력 과시"
FS 7일차인 19일에는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쏜 SRBM 1발이 800여 ㎞ 비행 후 동해에 낙탄했다.

11일간 2∼3일 간격으로 5차례에 걸쳐 동해안, 서해안, 평양 인근, 북중 접경 지역 등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기종의 미사일을 동원한 것이다.

이는 북한이 한미 연합연습에 맞대응해 기습타격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북한은 한미의 전구급 연합연습이나 정찰기 동향을 포착했을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선을 노출하지 않는 등 조심스러운 행태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에 북한은 FS에 대응해 도발을 집중하고 있으며 김 위원장은 딸 김주애를 대동해 ICBM 발사를 현지지도하며 대범하게 행동하고 있다.

北, 11일간 5차례 미사일 도발…"한미연습중 기습 능력 과시"
더욱이 북한은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 전 미 B-1B의 한반도 전개 동향을 포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도 동해상으로 발사를 강행하는 강수를 뒀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B-1B가 한반도 작전구역에 진입하기 25분 전쯤 이뤄졌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공개된 항적 등에 비춰 북한이 한반도로 접근하는 B-1B를 탐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도 동해쪽으로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것"이라며 "미 전략자산 전개에 개의치 않는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이러한 대담한 군사 행동은 고도화한 핵능력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발사한 미사일들이 핵 투발 수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잠수함 순항미사일 발사 이튿날 북한은 이를 공개하며 '전략순항미사일'로 지칭하고 "다양한 공간에서의 핵전쟁 억제 수단들의 경상적 가동태세가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지난 9일 신형전술유도무기 발사 후에도 "전략적 2대 임무 수행에서 최대의 완벽을 기할 수 있게"라며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北, 11일간 5차례 미사일 도발…"한미연습중 기습 능력 과시"
익명의 한 북핵 전문가는 "북한이 미국 본토, 괌과 일본 등 인도태평양 미군 기지, 한반도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갖추고 어디에서든 기습할 수 있는 핵보유국이라는 메시지를 각인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이 전구급 연합연습에 위축되지 않는 공세적 행태를 보이는 만큼 한미가 이를 철저히 분석해 전략자산 전개의 억제효과가 약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