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포스코, 협력업체 자녀학자금 차별 시정 거부"
국가인권위원회는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중인 협력업체 직원 자녀를 장학금 대상에서 배제한 포스코 포항·광양제철소 협력사 공동근로복지기금(기금)에 차별 행위를 시정하라고 권고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16일 밝혔다.

포스코와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중인 협력사 직원 374명은 기금 측으로부터 자녀 학자금을 지급받지 못했다며 2021년 11월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인권위는 지난해 12월 소송에서 확정판결을 받은 협력사 근로자 외에 나머지 근로자에게도 자녀 장학금을 지급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는 비록 소송이 진행 중이라도 피해자들이 현재 협력사 소속 근로자인 점, 확정판결이 나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장학금 지급 목적이 학자금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더 높은 생산성 창출의 동기를 부여하는 데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기금이 제기하는 행정상 문제가 당사자에 대한 불리한 대우를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이유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기금 측은 권고를 수용하지 않았다.

기금 대표는 고용관계 존속 여부·범위에 관한 명확한 법리나 선례가 없는 상태에서 장학금을 지급하면 추후 소송 결과에 따라 장학금 중복수혜 또는 수혜 자격이 없는 근로자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인권위에 답했다.

또 협력사 근로자 복지 재원이 협력사 근로자가 아닌 이에게 지출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기금의 업무상 배임 문제가 거론될 수 있다고 회신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7월 포스코 협력업체 소속으로 광양제철소에서 근무한 이들이 포스코 근로자로 인정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