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세계 3위 신차 시장인 인도에서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제너럴모터스(GM)의 현지 공장 인수를 추진한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13일 GM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하기 위해 GM과 법적 구속력 있는 상호협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현대차가 인도에서 자동차 공장을 인수하는 것은 1998년 첸나이공장을 지으며 현지에 진출한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 측은 “빠르게 성장 중인 인도 시장에서 공급 능력을 확충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져 협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첸나이공장의 연 생산 규모는 최대 77만 대이며, 지난해 3분기 기준 가동률은 92.5%에 이른다. 판매량 저조로 2017년 인도에서 철수한 GM의 탈레가온 공장 생산 규모는 가동 당시 연 13만 대였다. 현대차가 인수해 규모를 키우면 연 생산 능력이 총 100만 대 수준으로 확대될 수 있다.

GM 공장 인수전은 현지 자동차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였다. 인도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마힌드라그룹, 중국 창청자동차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창청차가 3억달러(약 3900억원)에 GM과 계약을 맺었지만, 인도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해 최종 무산됐다. 인도 오토카는 “현대차는 이 공장을 베뉴 등을 생산하는 수출 기지로 삼을 예정”이라며 “이미 예비 실사를 완료했고 법적 승인을 받으면 최종 서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인도 신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26% 늘어난 472만 대로, 일본(420만 대)을 제치고 첫 글로벌 3위에 올랐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80만7067대를 판매해 25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점유율은 21.2%로 일본 마루티스즈키(41.3%)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인도 타타자동차도 지난해 철수한 포드 공장을 인수하며 생산량 확대 전쟁에 뛰어들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