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의 '물', 강자에 맞선 약자들의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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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경 감독 "광주정신 맞닿은 희망 메시지 전하겠다"
신작 40여점 소개·친환경 전시 시설·관람 동선 변화 "14회 광주비엔날레는 물 자체가 주제는 아니에요.
물처럼 약하고 잔잔한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권력에 대한 이야기죠"
오는 4월 개막하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전시를 총괄하는 이숙경(54) 예술총감독은 13일 전시 주제인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예술감독은 이날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반입 작품을 최초 공개하며 "물은 오랫동안 부드럽게 스며들지만 바위를 녹이고 강물의 길을 바꾼다.
오래 싸우고 저항해서 결국 이기는 것은 소수 약자인 것처럼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광주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광주항쟁이 일어나고 있는데 싸우는 사람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란 내 히잡 의무 착용 반대 시위, 미국의 흑인 인권 운동,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족 학살 및 탄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을 대표적인 약자들의 현재진행형 투쟁 사례로 들었다.
이 예술감독은 "사회·정치 문제를 다룬다고 해서 정치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다"라며 "작가들은 근본적으로 사람 사는 문제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특징에 대해 신작 비중 확대, 전시 공간의 친환경화, 관람 동선 변화 등을 꼽았다.
총 79명의 작가 중 절반이 주제를 자유롭게 탐구 은유하며 신작과 신규 커미션(요청 작품) 등 40여점을 대거 선보인다.
검증되지 않은 작품을 국제 행사에 공개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 예술감독은 "사전 협의를 굉장히 많이 했다.
경제적으로나 전시 기회 확보 측면에서 작가들의 신작 제작이 쉽지 않은데 모두에게 좋은 기회가 됐다"고 답했다.
주 전시관인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을 환경친화적 모듈 구조로 만들고 가벽 벽체도 흰색 도장을 하지 않고 베이지색 합판 색깔을 그대로 유지한다.
도장한 합판이나 각목은 다른 용도로 재활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친환경, 인류 위기를 다루는 작가들을 많이 초청했는데 전시장과 작품의 형식과 내용에 일관성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보다 쉽고 재미있는 관람을 위해 동선에도 변화를 시도했다.
올해부터는 광장에 있는 출입구부터 위로 올라가는 형태로 관람하게 되며 전시 공간 곳곳에 나무 벤치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 예술감독은 영국 테이트모던 국제미술 수석 큐레이터로, 비서구권 시각을 담은 '탈국가적 큐레이팅' 방법론을 추구해 한국과 아시아 미술을 유럽의 동시대 미술 현장으로 유입시키는 데 힘써왔다.
이 예술감독은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니까 작품 설명도 가능한 한 쉬운 말로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관객들이 이해 못 할 작품이 하나도 없는 것, 몇몇 작품만 대표작이라고 감상하는 것보다 전체 비엔날레를 하나의 틀로 즐기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신작 40여점 소개·친환경 전시 시설·관람 동선 변화 "14회 광주비엔날레는 물 자체가 주제는 아니에요.
물처럼 약하고 잔잔한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권력에 대한 이야기죠"
오는 4월 개막하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전시를 총괄하는 이숙경(54) 예술총감독은 13일 전시 주제인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예술감독은 이날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반입 작품을 최초 공개하며 "물은 오랫동안 부드럽게 스며들지만 바위를 녹이고 강물의 길을 바꾼다.
오래 싸우고 저항해서 결국 이기는 것은 소수 약자인 것처럼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광주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광주항쟁이 일어나고 있는데 싸우는 사람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란 내 히잡 의무 착용 반대 시위, 미국의 흑인 인권 운동,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족 학살 및 탄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을 대표적인 약자들의 현재진행형 투쟁 사례로 들었다.
이 예술감독은 "사회·정치 문제를 다룬다고 해서 정치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다"라며 "작가들은 근본적으로 사람 사는 문제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특징에 대해 신작 비중 확대, 전시 공간의 친환경화, 관람 동선 변화 등을 꼽았다.
총 79명의 작가 중 절반이 주제를 자유롭게 탐구 은유하며 신작과 신규 커미션(요청 작품) 등 40여점을 대거 선보인다.
검증되지 않은 작품을 국제 행사에 공개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 예술감독은 "사전 협의를 굉장히 많이 했다.
경제적으로나 전시 기회 확보 측면에서 작가들의 신작 제작이 쉽지 않은데 모두에게 좋은 기회가 됐다"고 답했다.
주 전시관인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을 환경친화적 모듈 구조로 만들고 가벽 벽체도 흰색 도장을 하지 않고 베이지색 합판 색깔을 그대로 유지한다.
도장한 합판이나 각목은 다른 용도로 재활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친환경, 인류 위기를 다루는 작가들을 많이 초청했는데 전시장과 작품의 형식과 내용에 일관성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보다 쉽고 재미있는 관람을 위해 동선에도 변화를 시도했다.
올해부터는 광장에 있는 출입구부터 위로 올라가는 형태로 관람하게 되며 전시 공간 곳곳에 나무 벤치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 예술감독은 영국 테이트모던 국제미술 수석 큐레이터로, 비서구권 시각을 담은 '탈국가적 큐레이팅' 방법론을 추구해 한국과 아시아 미술을 유럽의 동시대 미술 현장으로 유입시키는 데 힘써왔다.
이 예술감독은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니까 작품 설명도 가능한 한 쉬운 말로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관객들이 이해 못 할 작품이 하나도 없는 것, 몇몇 작품만 대표작이라고 감상하는 것보다 전체 비엔날레를 하나의 틀로 즐기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