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이인재 교수 "친환경 축제로 거듭나야"

산불 발생 우려가 있고 대기 환경까지 오염시킨다는 눈총을 받는 제주들불축제를 친환경 행사로 개선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대기 오염·산불 우려' 눈총받는 제주들불축제…"변화해야"
13일 제주시에 따르면 이인재 가천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제주들불축제 발전전략'을 통해 "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제주들불축제도 환경을 고려하는 축제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미세먼지와 침출수 등 들불축제로 인한 주변 환경피해를 정확히 파악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축제에 따른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축제 기획 단계부터 환경전문가가 참여해 관련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앞서 지난 8일 제주녹색당도 성명을 내 "오름 훼손, 생태계 파괴, 발암 물질, 토양 오염, 지하수 오염 등의 산적한 문제와 함께 기후재난 앞에 탄소배출을 늘리는 퇴행적 축제는 과감히 폐지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제주들불축제는 소와 말 등 가축 방목을 위해 해묵은 풀을 없애고 해충을 구제하기 위해 마을별로 불을 놓았던 제주의 옛 목축문화인 '방애'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현한 문화관광 축제다.

1997년 소규모로 진행되다가 2000년 새별오름에서 본격 시작됐다.

하지만 제주들불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오름 불놓기' 행사가 매년 산불 발생과 환경 오염 우려 등으로 논란이 되며 꼭 필요한 프로그램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오름 불놓기 행사는 해발 519m의 새별오름 남쪽 경사면 26만㎡ 억새밭에 불을 놓고, 동시에 2천발의 불꽃을 터트린다.

'장관'을 연출하기 위해 오름 경사면에 석유를 뿌린 후 불을 놓기 때문에 석유가 타면서 많은 미세먼지와 탄소가 발생하는 데다 바람이 갑자기 강하게 불 경우 산불로 번질 우려도 높다.

실제 다른 지역의 산불 재난과 건조한 날씨 등으로 인해 지난해에는 제주들불축제가 전면 취소됐고 올해 행사에서도 오름 불놓기 등 불 관련 행사가 모두 취소된 바 있다.

양제윤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제주들불축제에 대한 방향성, 발전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