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승진 중국 친강 외교부장, 3개월만에 국무위원 겸직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현직을 유지하면서 국무위원으로 한 단계 승격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12일 오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제5차 전체회의를 열고 친 부장 등을 국무위원으로 선정하는 안건을 처리했다.

친 부장은 전인대 위원 2천946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투표에서 찬성 2천944명, 반대 2명으로 국무위원에 올랐다.

중국 전체에 5명에 불과한 국무위원은 리창 총리 및 네명의 부총리와 함께 국무원 최고 지도부다.

지난해 12월 30일 외교부장에 임명된 친 부장의 국무위원 겸직은 전임자인 왕이 중앙정치국 위원이 2013년 외교부장 임명되고 5년 뒤 국무위원을 겸직한 것과 비교하면 빠른 승진이다.

56세의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시진핑 국가 주석의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친 부장은 때로는 경제 보복까지 동원해가며 강경하게 자국의 국익을 관철하는 중국의 이른바 '전랑 외교'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2011∼2014년 두 차례 걸쳐 외교부 대변인을 맡아 '중국의 입' 역할을 했는데,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자국 입장을 강경하게 표명하는 발언들로 '전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친 부장은 지난 7일 외교부장 임명 뒤 처음으로 내외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미국을 향해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1시간 50분 동안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친 부장은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잘못된 길을 따라 폭주하면 아무리 많은 가드레일이 있어도 탈선과 전복을 막을 수 없다"라거나 "누구도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려는 중국 정부와 중국 인민의 결심을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미국을 겨냥했다.

국익에서 절대 양보하지 않고 보복도 불사하는 시진핑 시대 힘의 외교 선봉장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셈이다.

그가 국무위원이라는 날개를 달게 됨에 따라 한중 관계에서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이슈와 같은 갈등 현안이 생길 경우 왕이 전임 부장 이상으로 강경한 대응을 할 가능성이 작지 않아 보인다.

친 부장은 외교부장 임명 직후인 지난 1월 한국과 일본의 중국발 입국자 방역 강화에 중국이 비자 발급 중단으로 맞선 것에 대해 "일본과 한국이 중국 국민의 일본·한국 관광에 대해 취한 조치는 차별적이며 과학적이지 않고 과도했다"며 "중국은 대응할 이유가 있다"고 강하게 말하기도 했다.

앞서 친 부장은 지난 1월 톈진에서 전인대 대표로 선출돼 국무위원 겸임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홍콩 매체 성도일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국무원 부장(장관)이 지방에서 선출된 전인대 대표 자격으로 양회에 참석하는 것은 국가지도자가 되기 위해 밟아야 하는 수순"이라고 보도했다.

성도일보는 3개월 만의 승진은 시진핑 주석의 신임이 두텁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