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 끝 등대 = 곤살레스 마시아스 지음. 엄지영 옮김. "모든 고독한 이에게는 등불이 필요하다.
" 어느 날 갑자기 등대에 홀린 저자는 세상의 모든 등대에 관한 이야기를 모으기 시작한다.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등대로', 에드거 앨런 포가 임종 직전까지 탐닉했던 등대 이야기, 얼어붙은 북극을 기적처럼 홀로 지켜낸 눈먼 등대지기, 밤마다 타자기를 친 유령 등대지기, 자신의 선박을 지키기 위해 불가능한 곳에 등대를 세운 괴짜 부호…. 스페인의 작가이자 그래픽디자이너인 저자가 수많은 등대 이야기 중 덜 알려지고 닿기 힘든 등대를 엄선해 34편을 골랐다.
저자는 책을 쓰면서 소소한 원칙을 정했다.
각 등대 이야기는 한 페이지를 넘기지 말 것, 이야기 옆 페이지에는 등대 이미지가 놓일 것, 뒤 페이지에는 등대 관련 데이터를, 마지막 페이지에는 해도(海圖)를 실을 것, 삽화는 파란색과 노란색만 사용할 것. 저자는 소설과 이야기와 실화 속을 넘나들며 고독하게 어둠을 밝히는 등대의 모습을 조명한다.
"이 불가능한 건축물에는 아름다우면서도 거칠고 길들지 않은 무언가가 있다.
그들이 서서히 죽어가는 존재들이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 직감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 오렌지디. 160쪽.
▲ 잠의 과학 = 월리스 B. 멘덜슨 지음. 윤여림 옮김. 인간은 인생의 3분의 1을 잠자면서 보낸다.
이 때문에 잠은 한때 시간 낭비의 대명사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누구는 잠을 줄여서 일을 했고, 누구는 잠을 줄여 공부했다.
그러나 잠에 대한 오해는 과학이 발전하면서 점점 사그라들었다.
수면이 부족하면 당뇨나 그와 유관한 질병에 걸릴 수 있다.
수면은 장기기억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밤샘 공부'가 장기적으로 그다지 도움이 안 된다는 뜻이다.
물론 잠의 효용을 아는 '천재'들도 있었다.
알렉산더 대왕은 33세에 요절했지만, 전투를 앞두고는 깊이 잠에 빠지곤 했다.
잠은 중요하다.
잠은 면역과 깊은 연관이 있으며 낮 활동을 더욱 생산적으로 이끈다.
저명한 수면 연구가인 저자는 최초로 잠을 분석할 수 있게 해준 뇌전도의 개념부터 뇌와 호르몬의 작용,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수면의 양상, 밤에 우리를 괴롭히는 불면증과 각종 수면장애, 악몽 등 수면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한다.
글항아리사이언스. 200쪽.
▲ 감각의 박물학 = 다이앤 애커먼 지음. 백영미 옮김. 어떤 향기가 스쳐 간다.
그것은 호숫가에서 보낸 어린 시절의 여름을 떠올리게 한다.
또는 해변에서 보낸 정열의 시간을 회상케 한다.
냄새는 이렇게 기억과 연동된다.
반면 소리는 이해와 맞닿아 있다.
아랍어로 어리석음은 귀 기울이지 못함을 뜻한다.
아랍어, 그리스어 등 각종 어원은 청력과 이해를 결부시킨다.
소리는 삶의 이해를 두텁게 한다.
미국의 시인이자 박물학자인 저자가 예술과 철학, 인류학과 과학을 넘나들며 미각, 촉각, 시각, 공감각 등 여섯 가지 감각의 기원과 진화 과정을 탐구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