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개 골목 사진 100여장 수록…4월3일까지 사진전
20세기 우리 삶의 모습…김기찬 사진 선집 '골목안 풍경' 출간
골목길 풍경을 렌즈에 담았던 사진가 김기찬(1938∼2005)의 골목 사진 선집 '골목안 풍경'(눈빛출판사.312쪽)이 출간됐다.

김기찬은 1968년부터 1990년대 말까지 소형 카메라를 메고 서울역에서 염천교를 지나 중림동 골목길을 찾아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었다.

사진 속 풍경들은 지금은 사라졌지만 과거에는 우리의 일상이었던 그대로다.

까까머리 소년들, 우물에서 물을 긷고 제기를 차는 아이들, 바리캉으로 골목에서 아이의 머리를 깎아주는 할아버지, 등목하는 아이들 등 당시 서민들의 삶이 그대로 흑백 사진 속에 살아 있다.

작가는 2003년 작가노트에서 "중림동은 참으로 내 마음의 고향이었다.

처음 그 골목에 들어서던 날, 왁자지껄한 골목의 분위기는 내 어린 시절 사직동 골목을 연상시켰고 나는 곧바로 '내 사진의 테마는 골목 안 사람들의 애환, 표제는 골목 안 풍경, 이것이 내 평생의 테마다'라고 결정해 버렸다"고 자신에게 골목 사진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천착했던 골목 안 풍경을 주제로 한 사진집을 생전 6권 냈지만, 이 책들은 모두 절판 상태다.

현재는 사후인 2011년 눈빛출판사에서 출간된 '골목안 풍경 전집'만 남아 있다.

'골목안 풍경 전집'은 사진집으로서는 이례적으로 8쇄를 찍었다.

20세기 우리 삶의 모습…김기찬 사진 선집 '골목안 풍경' 출간
이번 사진집은 생전 출간한 사진집 6권과 유족이 보관하고 있는 필름 파일 가운데 골목 작업을 대표할만한 흑백 사진을 골라 엮은 것이다.

전체 277장 중에는 유족으로부터 제공받은 1만장 사진 가운데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골목 주제 사진도 100여장 수록됐다.

눈꽃 출판사의 이규상 대표는 "김기찬의 골목은 누군가에게는 추억이고 기억을 환기해주는 사진일 테지만 더 나아가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에 내몰렸던 20세기 한국 기층민의 생활상과 시대상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책 출간과 함께 서울 인사동에 있는 갤러리 인덱스에서 김기찬의 골목 사진 30점을 소개하는 전시가 4월3일까지 진행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