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1만㎿ 추가 확보하고 소비 줄이면 해결 가능"
남아공 전기장관 "전력난 해결 자신"…비관론도 '솔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설 전기부 장관이 사상 최악의 전력난을 해결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력 공급의 80%를 차지하는 화력발전 시설의 노후화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고 현지 일간지 더시티즌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시엔초 라모코파 남아공 전기부 장관은 전날 현지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언뜻 보기엔 불가능해 보이지만 로드셰딩(순환단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로 1만㎿의 전력을 확보하고 소비를 줄이면 될 문제"라며 "매일의 일상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가계와 산업의 소비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여정이 되겠지만, 내가 지금 무엇을 하려는지 잘 알고 있고 준비도 돼 있다"며 "내가 정직하다는 이유로 욕을 먹고 모욕을 당할 수도 있지만 대중들과 현 상황을 투명하게 공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집권 여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와 관련된 국영전력공사 에스콤 내부의 부패를 폭로하고 퇴출당한 안드레 드 루이터 전 최고경영자(CEO)와도 협의해 "배울 것은 배우겠다"라고도 했다.

그러나 라모코파 장관이 에너지 위기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거나 전력난의 책임을 질 희생양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신문은 전했다.

제1야당인 민주동맹(DA)의 존 스틴헤이즌 대표는 라모코파 장관이 프리토리아(츠와네) 시장 시절 시의 전력난을 더욱 악화시켰다며 "그가 전력 위기를 해결할 것이라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면 영구적인 정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리토리아시 마멜로디 지역의 주민 오펜체 은코시는 "라모코파 장관 임명은 또 다른 돌려막기식 인사일 뿐"이라며 "내각에 필요한 것은 새 장관이 아니라 새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일단 라모코파 장관이 에너지 위기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지켜보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스텔렌보스 대학의 정치 전문가 아만다 구스 교수는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엔지니어이자 행정학 박사인 라모코파 장관을 신뢰하고 있다"며 "그가 말한 대로 전력망에 1만㎿를 추가할 수 있을지 기다려보자"고 말했다.

남아공에서는 최근 고질적인 전력난이 더욱 악화하면서 하루 6∼12시간의 단전을 감당해야 하는 순환단전이 매일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