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송철호 시장 '공항 존폐 검토' 이슈 제기 계기로 용역 착수
김두겸 취임 후 '폐항'은 연구대상 제외…이전·확장도 현실성 낮다 결론
"이전·확장 어려워…현상 유지가 최선" 울산공항 활용방안 용역
울산시가 신공항 건설과 활주로 확장 가능성을 검토하는 용역을 진행했는데 '현실적으로 공항 이전도, 확장도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

전임 울산시장이 '울산공항 존폐 검토' 이슈를 제기한 뒤 용역이 수행되기까지 약 1년 6개월간 공항 관련 논란이 이어졌지만, 결과적으로는 별 성과 없이 '현상 유지가 최선'이라는 결과만 도출된 셈이다.

8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울산공항 활용방안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전임 송철호 시장 때 발주된 이 용역은 애초 '공항 폐항을 포함한 모든 방안'에 연구의 방점이 찍힐 예정이었으나, 민선 8기 김두겸 시장 취임 이후 '신공항 건설이나 활주로 확장을 포함한 활용 방안'으로 초점을 옮겼다.

'공항 폐항 후 해당 부지를 도시 개발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자'는 의견은 사실상 연구 대상에서 제외됐다.

한국항공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수행한 용역 결과에 따르면 공항 이전과 관련해서는 북구 당사, 울주군 언양, 경주 내남 일원 2곳 등 총 4곳의 후보지가 발굴됐다.

그러나 1조1천억∼1조9천억원가량으로 추산되는 이전 비용이 막대하고, 경제성이 낮아 타당성 확보는 어려운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부산 가덕도신공항,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울산에 새로운 공항을 건설하는 방안은 현실성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공항 확장과 관련해서는 활주로를 90m 또는 500m 연장하는 방안이 검토됐는데, 두 방안 모두 투입되는 비용에 비해 실익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울산공항은 이전도, 확장도 쉽지 않으며, 현시점에서는 도심공항으로 기능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공항 활용을 모색해야 한다는 대안이 제시됐다.

앞서 2021년 9월 전임 송 시장은 "부산 국제공항으로까지 이용된 수영비행장은 1996년 폐항 이후 부산 랜드마크인 센텀시티로 변화했고, 덕분에 주변까지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라면서 "울산공항의 안전성 확보와 효율성 개선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얘기가 많고, 공항을 옮긴 뒤 현재 자리에 첨단도시와 신도시를 조성하는 등 가능성을 열어놓을 수 있다"고 울산공항 존폐 검토 이슈를 꺼냈다.

그러나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김 시장은 울산공항 확장과 역할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결국 '공항 폐항'을 염두에 두고 전임 시장이 시작한 연구용역은 중간에 시장이 바뀌면서 그 방향이 급선회됐고, 결국 공항 폐항은 물론 이전·확장 모두 '없던 일'이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