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KT새노조 좌담회…"국민연금, 주주권 적극 행사해야"
"KT 개혁 핵심은 '셀프추천 이사회' 바꾸는것…국민연금 나서야"(종합)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시민단체·노동조합·전문가가 최근 KT의 새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을 사례로 들며 대형 기관 투자자인 국민연금이 더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미영 KT 새노조 위원장은 8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경제개혁연대, 참여연대 등과 공동 주최한 '문제기업 이슈 분석 및 연기금 역할 촉구 좌담회'에서 "KT 기업지배구조 개혁의 핵심은 '셀프 추천 이사회'를 바꾸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배 주주가 없고 주주구성이 소액주주들로만 구성된 관계로 이사회가 일단 구성되면 소유권에 근거한 견제가 쉽지 않다"며 "KT 이사회가 이권 카르텔의 본거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권교체기가 되면 어김없이 KT는 CEO가 검찰과 법원에 오가고 교도소를 들락거리는 'CEO 리스크'가 불거졌다.

지금껏 이사회는 사후 반성도, 책임 있는 대책 마련에도 나선 적 없다"면서 "소비자 단체, 종업원, 국민연금, 정보기술(IT) 관련 학회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에게 이사 추천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또 "KT 이사회가 낙하산 개입 등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지 못했기에 국민연금이 나서서 KT를 제대로 정상화하고 견제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 투자자가 투자 기업의 경영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으로 활동했던 이상훈 변호사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더 적극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며 "관치 논란을 이유로 이를 후퇴하려는 움직임은 빈대를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우를 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국민연금이 꾸준하게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고 시행착오를 극복하면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에 대한 상(象)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지금처럼 수동적으로 의결권만 행사한다면 향후 계속 외부의 정치 레토릭에 동원되면서 관치·외풍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앞서 KT 이사회가 지난달 28일 차기 대표 최종 후보로 KT 출신 전·현직 임원 4명을 올리자 여권에서는 '그들만의 리그'라며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발동해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가 정부의 관치 수단으로 활용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KT 이사회는 7일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낙점했지만, 마지막 관문인 정기 주주총회 통과 여부는 불확실하다.

KT 이사회는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어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사외이사 후보 5명을 내정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