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 들어 두번째 국빈방문…역대 6번째 미 의회연설 관측
3월 한일·4월 한미·5월 G7 정상회담으로 한미일 삼각협력 '공고'
'동맹 70주년' 최우방 국빈 방문하는 尹…한미 밀착 가속화
윤석열 대통령이 내달 말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

최고 수준의 예우인 국빈 방문은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이라는 역사적 상징성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국빈 방미 이후 12년 만이다.

지난 2021년 1월 바이든 정부 출범 후 국빈 형식으로 미국을 찾는 정상은 윤 대통령이 두 번째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했다.

◇ 한미동맹 70주년…대통령실 "역사적 전기 될 것"
외국정상의 방문 형식은 국빈 방문(State Visit), 공식 방문(Official Visit), 실무 방문(Working Visit), 사적 방문(Private Visit) 등으로 나뉜다.

각각의 방문 형식에 따라 의전상 차이가 있다.

최고 수준의 예우인 국빈 방문은 정상회담 외에 의장대 사열을 비롯한 공식 환영식, 예포 발사, 국빈 만찬, 고위급 환영·환송식 등으로 구성된다.

올해 한미동맹이 70주년을 맞은 가운데 윤 대통령이 미국과 전방위적 분야에서 밀착 행보를 펼치고 있는 만큼 미국도 '국빈 방문'으로 화답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이후 두 번째다.

당시 UAE에서 공군 전투기 '에어쇼' 등까지 동원하며 예우를 표했다.

이번 국빈 방문은 지난해 5월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공식 방문한 데 대한 답방 차원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이후에도 지난해 6월 스페인 마드리드·9월 뉴욕 유엔총회·11월 캄보디아 프놈펜 등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기도 했다.

김 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70년간 축적된 한미동맹의 성과를 축하하고, 동맹의 미래 발전 방향에 관해 심도 있는 논의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동맹 중 하나로 평가되는 한미동맹이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더욱 능동적으로 진화해나가기 위한 역사적 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美의회 연설 관측…반도체업계 우려 재울 '묘수' 찾을까
미국 의회의 결정 사항이지만, 그간 국빈 방문의 경우 주요 장면으로는 미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이 꼽히곤 했다.

윤 대통령 측도 미국 의회 연설을 위해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측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한국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은 모두 6차례 있었고, 이 가운데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은 5차례 이뤄졌다.

가장 최근 연설은 이 전 대통령의 2011년 연설이다.

지난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13년만에 한국 대통령이 미 의회 연설에 나선 장면이기도 했다.

또 윤 대통령에게는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가 숙소로 제공된다.

백악관은 이날 카린 장-피에르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국빈방문에는 국빈만찬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및 의회 주요 인사들과 다수 접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특히 미국의 '반도체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에 따른 국내 반도체 업계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이번 국빈 방문에서 '외교적 묘수'를 찾을지도 주목된다.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 생산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재무건전성을 입증할 수 있는 수익성 지표와 예상 현금흐름 전망치를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중요 기술과 경영 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 3월 한일·4월 한미·5월 G7 정상회의 통해 한미일 삼각협력 가속화
윤 대통령이 미국 국빈 방문에 앞서 이달 중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회담을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 개선을 발판 삼아 미국 국빈 방문에 맞춰 취임 초부터 강조한 한미일 삼각공조 체제의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 배상' 해법 발표에 앞서 한미 정상회담 시기, 형식, 의제 등에 대한 논의를 매듭짓기 위해 지난 5일부터 워싱턴을 방문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한미일 3국 정상은 오는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한자리에 모일 가능성이 크다.

G7 회원국이 아닌 한국은 참관국 자격으로 참석할 수 있다.

미 정부는 그동안 중국 견제를 위해서는 한미일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인식 아래 한일관계 개선을 일관되게 주문해 왔다.

윤 대통령도 지난 대선 과정에서부터 한미일 삼각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주파수를 맞춰왔다.

한미일 정상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6월 스페인 마드리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4년 9개월 만에 회담한 데 이어, 5개월 뒤 '프놈펜 성명'을 통해 글로벌 현안까지 망라한 3국 공조 강화를 천명한 바 있다.

한국 정부의 해법 발표로 한일 간 징용 및 수출규제 갈등도 일단 일단락됐다는 평가 속에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과 약 한 달 뒤 G7 정상회의를 통해 한미일 3국은 실질적인 삼각 공조를 구체화하고 이행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