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제장관회의서 개편안 확정…"기업은 인력운용 숨통"
"포괄임금 오남용 발본색원…근로시간 단축에 가장 효과적"
이정식 "주4일·안식월·시차 출퇴근 등 근로시간 다양하게"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6일 정부가 확정한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과 관련해 "근로자에게는 주4일제, 안식월, 시차 출퇴근제 등 다양한 근로시간 제도를 향유하는 편익을 안겨주고 기업에는 인력 운용의 숨통을 틔워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이 확정된 뒤 가진 브리핑에서 "선택권과 건강권, 휴식권 조화를 통해 실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주 52시간제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현행 근로시간 제도에 대해 "2018년 급격히 주 52시간제를 도입한 결과 많은 기업이 포괄임금제를 오남용해 장시간 근로와 공짜 야근을 야기하고 있다"면서 "근로자와 기업의 근로시간 선택권을 제약하고 날로 다양화·고도화하는 노사의 수요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장관은 ▲ 근로시간 선택권 확대 ▲ 근로자 건강권 보호 강화 ▲ 휴가 활성화를 통한 휴식권 보장 ▲ 유연한 근무방식 확산 등 크게 네 가지 원칙 아래에서 근로시간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무한정 장시간 노동을 유발하는 포괄임금 오남용을 발본색원하겠다"며 "포괄임금 오남용 근절은 가장 효과적인 근로시간 단축 기제"라고 강조했다.

포괄임금제는 노사 당사자 간 약정으로 연장·야간·휴일근로 등을 미리 정한 뒤 매달 일정액의 수당을 기본임금에 포함해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포괄임금제는 '공짜 야근', '임금 체불'의 주범으로 꼽힌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연장근로시간 단위를 현행 '주' 단위에서 '월·분기·반기·연'으로 다양화하는 것이다.

노동계는 이럴 경우 근로시간이 더 길어질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 장관은 "이번 개편안이 현장에서 악용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점도 잘 알고 있다"며 "개편안이 당초 의도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근로자의 권리 의식, 사용자의 준법 의식, 정부의 감독행정 등 세 가지가 함께 맞물려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개편안 내용이 담긴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이날부터 40일간 입법예고한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의 반발이 예상돼 국회 통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