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미국, 컴퓨팅 파워서 중국 부상 봉쇄하려 해"

미국 정부가 중국군 현대화와 대(對)이란 제재 위반 등을 이유로 중국의 인공지능(AI) 서버 기업인 인스퍼(Inspur·浪潮) 그룹을 제재 대상에 포함함에 따라 중국의 AI를 바탕으로 하는 컴퓨팅 파워가 타격을 입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 "인스퍼 그룹을 무역 거래 제재 리스트에 올린 미국의 결정이 중국의 인공지능 분야 발전을 제약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인스퍼 제재로 중국의 컴퓨팅 파워 타격"
SCMP에 따르면 중국 산둥성에 기반을 둔 인스퍼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AI 서버 제조업체로, 중국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2일(현지시간) 중국군 현대화 지원, 대 이란 제재 위반, 자국민 감시 등의 이유로 AIF 글로벌 로지스틱, 갤럭시 일렉트로닉, 중국 최대 유전자 기업인 BGI 그룹의 연구소와 BGI 테크솔루션, 인스퍼 등 28개 중국 기업을 수출 제재 명단에 올렸다.

인스퍼는 미국 정부의 제재에 대해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중국 선전증시와 상하이증시, 홍콩증시에 상장된 인스퍼 그룹 계열사 주가는 미국의 제재에 영향을 받고 있다.

선전증시에 상장된 인스퍼 일렉트로닉 인포메이션(낭조정보)의 주가는 3일 10%가량 하락했다.

또 각각 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에서 거래되는 인스퍼 소프트웨어와 인스퍼 디지털의 주가는 2.6%와 7.2%씩 하락했다.

미국 정부의 수출 제재로 인스퍼 그룹은 미국 기업들로부터 핵심 부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고, 중국 전체의 컴퓨팅 파워에도 제약이 가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인스퍼는 중국 최대의 검색업체이자 챗GPT 서비스 기업인 바이두에 AI 서버를 공급하고 있다.

인스퍼는 또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알리바바(阿里巴巴) 그룹의 클라우드 부문인 알리바바 클라우드와 중국 최대 정보통신 기업인 텐센트(텅쉰·騰迅)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클라우드란 데이터를 인터넷과 연결된 중앙컴퓨터에 저장해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데이터를 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IT 포털사이트 페이샹닷컴(cctime.com)의 설립자인 샹리강은 미국의 인스퍼 제재에 대해 중국의 컴퓨팅 파워에 타격을 주려는 명백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샹리강은 "인스퍼는 중국에 있어 매우 중요한 서버 기업"이라면서 "미국은 컴퓨팅 파워에서 중국의 부상을 봉쇄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