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객들이 지난 3일 청주국제공항에서 제주로 출발하는 에어로케이항공기에 탑승하고 있다. 독자 제공
이용객들이 지난 3일 청주국제공항에서 제주로 출발하는 에어로케이항공기에 탑승하고 있다. 독자 제공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Aero K)항공이 제주에서도 승객을 태우고 한 시간 반 넘게 출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승객들에게는 통신시스템 오류라고 밝혔지만, 전반적인 항공 정비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이용객들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9시 55분 제주공항에서 청주공항으로 출발 예정인 항공기가 통신시스템 장애로 출발하지 못했다. 당시 이용객들은 수속 절차를 끝내고 탑승을 완료한 상태였다.

항공사 측은 탑승객들에게 ‘통신시스템에 오류가 있다’며 기다려 줄 것을 안내했다. 항공사는 이후 추가 주유가 필요하다는 기내 방송에 이어 다시 통신시스템 문제로 승객들에게 계속 대기해 줄 것을 안내했다.

항공기가 한 시간 이상 지나도 출발하지 않자 승객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일부 승객은 직접 표를 구입해 다른 항공편으로 갈아타는 불편을 겪었다.

탑승객 김모 씨는 “좁은 공간에서 한 시간 넘게 갇혀 있다 보니 어린아이들이 칭얼거리는 등 모두가 힘든 상황이었다”며 “자연재해나 환자 발생, 난동을 부린 승객이 없는 상황인데도 기체 문제로 시간이 걸릴 상황이었으면 빨리 판단해 다른 항공편을 안내하는 등의 조처를 했어야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용객들이 지난 3일 청주국제공항 항공기를 탑승하기 위해 줄 서 있다. 독자 제공
이용객들이 지난 3일 청주국제공항 항공기를 탑승하기 위해 줄 서 있다. 독자 제공
이날 항공기가 청주공항에 연착하면서 오후 1시 35분 출발 예정인 항공편에도 영향을 미쳤다. 에어로케이항공은 한 대의 항공기로 청주와 제주를 운항하고 있어 대체할 항공편이 없다.

항공사의 고객 대응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제주에서 통신시스템 문제로 한 시간 반 가까이 늦어지는 상황인데도 청주공항 이용객들은 탑승수속 19분 전에야 항공편 지연 안내 문자를 받았다. 항공기가 이날 오후 1시 35분 청주공항 출발 예정이었지만 오후 3시 20분에서야 제주로 향했다. 청주공항 대기 이용객들에게는 안전 점검을 이유로 들었다.

이미 탑승 수속과 보안 검색을 마치고 들어온 고객들은 두 시간 가까이 기다리는 불편을 겪었다. 이용객 대부분은 대체 항공편을 구하지 못하고 대기했다. 에어로케이항공 관계자는 “제주공항에서의 통신시스템 장애로 청주공항 항공편도 지연됐다”며 “한 대로 청주와 제주를 운항하다 보니 대체 편도 없고, 고객 불만에 대해서는 항공사 기준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