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편집자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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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 = 바츨라프 스밀 지음. 강주헌 옮김.
"우리 문명은 화석연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다음 단계로의 전환에는 대부분의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
환경과학자이자 경제사학자인 바츨라프 스밀 캐나다 매니토바대 명예교수의 말이다.
스밀 교수는 숫자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편견을 부수거나 미래를 예측하는 책들을 내왔다.
그는 단순히 수학적 계산을 넘어 숫자를 적절한 맥락에 대입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번 책에서도 그런 주장이 두드러진다.
저자는 환경부터 에너지, 바이러스, 기후변화까지 객관적 통계와 수학적 자료를 토대로 세상의 변화를 고찰하고 예측한다.
가령 원자력에 대한 오해가 그렇다.
저자는 "원자력에 대한 만연한 두려움은 잘못된 위험 지각의 전형적인 예"라고 지적한다.
원자력발전이 대기오염과 관련한 사망을 크게 예방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여러 여론조사에서 확인되듯 핵을 이용한 전기 발전에 대한 불신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어서다.
저자는 대기오염에 대한 사망자 수가 화석연료 연소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화석연료보다는 핵을 쓰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 반대다.
2020년을 기준으로 세계 전기의 5분의 3을 화석연료로 발전했고, 핵분열에 의한 발전은 10%에 불과했다.
이는 1985년 체르노빌과 2011년 후쿠시마에서 일어난 사고로 인한 잠재적 사망자의 예상치를 포함하더라도 합리적 소비와는 거리가 멀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문제도 마찬가지다.
SUV는 일반 승용차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약 25% 많으며 전기 발전 다음으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분야다.
전기차로 인한 '탈 탄소 효과'보다 SUV를 줄이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이다.
저자는 "SUV가 지금 추세로 계속 팔린다면, 2040년쯤에는 1억대의 전기차가 도로를 달리며 절약한 탄소를 상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책은 이렇게 현대 문명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밝힌다.
저자는 우리 문명을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과학적 접근을 통해 세상이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영사. 492쪽. ▲ 편집자의 시대 = 가토 게이지 지음. 임경택 옮김.
일본의 대표적 인문 출판사인 미스즈서방에서 1965년부터 2000년까지 35년간 편집자로 일한 저자의 회고록이다.
코피가 날 때까지 책을 읽던 소년이 당대 최고의 인문서 편집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1940년생인 저자는 패전 후 일본 사회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집중적으로 기획 출간됐던 아동 문고, 소년·소녀 잡지, 모험소설 등을 유년 시절 탐독했고, 고교 때는 '티보가의 사람들', '세계 문화사' 등을 읽으며 교양을 쌓았다.
도쿄대를 거쳐 미스즈서방에 입사한 그는 한나 아렌트, 카를 슈미트, 제임스 보즈웰, 버트런드 러셀의 주저를 편집하며 일본의 인문학 발전에 토대를 마련했다.
그가 편집인으로 활동하던 1960~80년대는 일본 인문학의 전성기였다.
아동 문고, 소년·소녀 잡지부터 고전의 주석이나 최신 사상을 담은 인문서까지 다량의 출판물이 쏟아졌다.
또한 그것을 사서 읽고 이야기 나누는 독자들이 있었다.
저자와 동료들은 이런 사회문화적 배경 속에서 성장하고 공부하며 청춘을 보냈다.
책은 이 같은 당대의 시대적 공기를 담아냈다.
사계절. 296쪽.
/연합뉴스
"우리 문명은 화석연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다음 단계로의 전환에는 대부분의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
환경과학자이자 경제사학자인 바츨라프 스밀 캐나다 매니토바대 명예교수의 말이다.
스밀 교수는 숫자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편견을 부수거나 미래를 예측하는 책들을 내왔다.
그는 단순히 수학적 계산을 넘어 숫자를 적절한 맥락에 대입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번 책에서도 그런 주장이 두드러진다.
저자는 환경부터 에너지, 바이러스, 기후변화까지 객관적 통계와 수학적 자료를 토대로 세상의 변화를 고찰하고 예측한다.
가령 원자력에 대한 오해가 그렇다.
저자는 "원자력에 대한 만연한 두려움은 잘못된 위험 지각의 전형적인 예"라고 지적한다.
원자력발전이 대기오염과 관련한 사망을 크게 예방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여러 여론조사에서 확인되듯 핵을 이용한 전기 발전에 대한 불신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어서다.
저자는 대기오염에 대한 사망자 수가 화석연료 연소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화석연료보다는 핵을 쓰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 반대다.
2020년을 기준으로 세계 전기의 5분의 3을 화석연료로 발전했고, 핵분열에 의한 발전은 10%에 불과했다.
이는 1985년 체르노빌과 2011년 후쿠시마에서 일어난 사고로 인한 잠재적 사망자의 예상치를 포함하더라도 합리적 소비와는 거리가 멀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문제도 마찬가지다.
SUV는 일반 승용차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약 25% 많으며 전기 발전 다음으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분야다.
전기차로 인한 '탈 탄소 효과'보다 SUV를 줄이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이다.
저자는 "SUV가 지금 추세로 계속 팔린다면, 2040년쯤에는 1억대의 전기차가 도로를 달리며 절약한 탄소를 상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책은 이렇게 현대 문명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밝힌다.
저자는 우리 문명을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과학적 접근을 통해 세상이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영사. 492쪽. ▲ 편집자의 시대 = 가토 게이지 지음. 임경택 옮김.
일본의 대표적 인문 출판사인 미스즈서방에서 1965년부터 2000년까지 35년간 편집자로 일한 저자의 회고록이다.
코피가 날 때까지 책을 읽던 소년이 당대 최고의 인문서 편집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1940년생인 저자는 패전 후 일본 사회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집중적으로 기획 출간됐던 아동 문고, 소년·소녀 잡지, 모험소설 등을 유년 시절 탐독했고, 고교 때는 '티보가의 사람들', '세계 문화사' 등을 읽으며 교양을 쌓았다.
도쿄대를 거쳐 미스즈서방에 입사한 그는 한나 아렌트, 카를 슈미트, 제임스 보즈웰, 버트런드 러셀의 주저를 편집하며 일본의 인문학 발전에 토대를 마련했다.
그가 편집인으로 활동하던 1960~80년대는 일본 인문학의 전성기였다.
아동 문고, 소년·소녀 잡지부터 고전의 주석이나 최신 사상을 담은 인문서까지 다량의 출판물이 쏟아졌다.
또한 그것을 사서 읽고 이야기 나누는 독자들이 있었다.
저자와 동료들은 이런 사회문화적 배경 속에서 성장하고 공부하며 청춘을 보냈다.
책은 이 같은 당대의 시대적 공기를 담아냈다.
사계절. 296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