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업계의 건설업종 분석 담당자들은 2일 부동산시장이 최악의 국면을 통과했다고 봤으나 주택 지표가 개선되려면 호가가 하락하고 정책금리가 인하로 돌아서야 하므로 향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분양과 착공 통계, 아파트 가격과 거래량, 전·월세 동향 등의 부동산 지표는 여전히 부진하지만 최악의 국면은 지났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주택지표가 크게 개선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파트 매매는 급매물 소화 이후 정체 양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주택지표가 큰 폭으로 개선되려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거나 금리 인하를 확신할 수 있는 시그널이 나와야 하며 앞으로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나야 한다는 것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전세 매물이 줄고 매매 물건이 늘어나는 것은 급매물 소진과 역전세난으로 전세금 반환이 어려운 집주인들이 매도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달 이후 입주 증가로 전세매물은 재차 증가하겠으나, 이를 수요 증가로 해석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지난 1월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10만7천건으로 작년 동월보다 8.1% 증가했다.
이는 지난 5년 평균 대비 27.4% 증가한 것이다.
부동산 자산 가격 하락을 기대하는 실수요자들이 주택 구매보다 전·월세로 대거 이동한 결과로 분석된다.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1월 1만8천호로 작년 동월보다 27.1%, 전달보다 2.1% 각각 감소했다.
KB부동산 기준 지난달 전국 아파트 가격은 작년 동월보다 6.5% 하락했다.
수도권 지역별 하락률은 서울이 6.4%, 경기는 9.6%, 인천은 11.1%를 각각 기록했다.
지방에선 세종시 낙폭이 15.5%로 가장 컸다.
배 연구원은 "가격이 고점 대비 30∼40% 하락한 급매물들이 1∼2월에 소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급매물이 대부분 반영되면서 아파트 거래의 유의미한 반등은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부동산 침체기(2008∼2013년)의 전국 아파트 연평균 거래량은 지난 10년(2013∼2022년) 대비 6.5%가량 부진했다.
서울시만 보면 28% 적었다.
최근 미분양 주택은 10년여 만에 가장 많이 쌓였다.
전국 미분양주택은 지난 1월 7만5천359호로 전달(6만8천148호)보다 10.6% 증가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매매가-분양가 스프레드(가격 차이) 축소로 인한 분양 차익 기대감 약화 등이 미분양 주택 증가의 원인이 됐다"며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증가세는 올해 하반기 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미분양주택 증가추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하나, 증가율은 점차 둔화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연일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며 급등하고 있다. 해외법인의 실적 개선 기대와 함께 대규모 자사주 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이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올 들어 18.93% 올랐다. 지난 13일에는 장 중 9750원까지 상승해 52주 신고가를 나타냈다. 미래에셋증권의 상승세는 다른 증권주와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올 들어 키움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등은 4~6% 오르는 데 그쳤다.미래에셋증권의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이 이 같은 차이를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열린 이사회에서 약 1467억원(보통주 250원·1우선주 275원·2우선주 250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고 1369억원(보통주 1500만 주·2우선주 250만 주)어치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2030년까지 자사주 총 1억 주를 추가 소각하겠다는 중장기 계획도 밝혔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주가 부양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올해는 해외법인의 실적 개선이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미국법인의 세전이익은 945억원으로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체 해외법인 이익은 1661억원으로 전년 대비(485억원) 3배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해 말 인수한 인도 미래에셋셰어칸의 자산관리(WM) 성과까지 반영되면 추가적인 실적 향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과 함께 연내 이뤄질 자기주식 추가 소각도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만원에서 1만2000원으로 올렸다.최만수 기자
개인투자자에게 팔린 홈플러스 단기채권 규모가 2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 법인 판매분까지 합친 리테일(소매) 규모는 5400억원이었다. 홈플러스 채권 판매잔액 6000억원 중 대부분이 개인이나 중소기업에 떠넘겨진 것이다.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권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조사·분석한 결과, 지난 3일 기준 홈플러스 기업어음(CP)·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단기사채 등 단기채권 판매잔액은 총 5949억원이다. 이 중 증권사 일선 지점 등을 통해 개인에게 팔린 금액은 2075억원(676건)이다. 일반 법인에는 3327억원어치(192건)가 판매됐다. 기술·전자·해운업 등을 영위하는 중소기업이 주로 홈플러스 단기채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단기채권 대부분이 개인이나 중소기업에 판매된 것으로 드러난 만큼 불완전판매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홈플러스는 기업회생을 신청하기 직전인 지난달에만 총 11차례에 걸쳐 1807억원어치 단기채권을 발행했다. ABSTB 발행액이 1517억원(4회)으로 가장 많았고 단기사채가 160억원어치(4회), CP가 130억원어치(3회) 발행됐다. 지난달 25일 신용평가사에서 신용등급 하락을 인지한 이후에도 820억원 규모 ABSTB를 발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홈플러스 매장을 자산으로 편입한 리츠나 부동산 펀드에서도 개인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정확한 규모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심성미 기자
미국 증시에 상장된 여행·레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일제히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R(경기 침체)의 공포’가 확산하면서 소비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탓이다.16일 ETF체크에 따르면 미국 여행·레저 관련 ETF 8개 종목의 최근 한 달(2월 18일~3월 14일)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였다. 낙폭이 가장 큰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여행·휴가 불 2X’ ETF(티커명 OOTO)다. 글로벌 여행 관련 기업의 일별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으로, 한 달 사이 29.02% 급락했다.‘디렉시온 데일리 여행·휴가 불 2X’의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숙박 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비다. 2월 18일 160.6달러이던 에어비앤비 주가는 이달 14일 122.86달러로 한 달 새 23.5% 떨어졌다. 글로벌 호텔 체인인 힐튼호텔(-14.69%)과 메리어트인터내셔널(-15.71%), 테마파크·크루즈 사업 등을 영위하는 월트디즈니(-9.97%) 등 비중 상위 종목의 주가가 일제히 꺾여 ETF 수익률도 흔들렸다.항공주 주가도 내림세를 보였다. 미국 경기 불황으로 여행 수요가 감소한 데다 국제 유가까지 올라서다.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은 지난 한 달간 각각 28.65%, 27.34% 급락했다. 같은 기간 아메리칸항공은 32.40% 떨어졌다. 올 들어 항공기 사고가 잇따른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 1월 미국 워싱턴DC에서 군용헬기와 아메리칸항공 항공기가 충돌해 승객 전원이 사망했고, 지난달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델타항공 항공기가 착륙 중 뒤집어졌다. 아메리칸항공과 델타항공 등은 최근 1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이에 따라 항공주에 집중 투자하는 ETF 수익률도 휘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