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시간만에 한국 도착한 WBC 대표팀 본진…"힘들지만 원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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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한국시간으로 지난달 28일 오전 7시(현지시간 27일 오후 3시)에 출발한 지 무려 35시간 만이다.
애초 일정은 이날 오전 5시 30분 입국이었다.
그런데 투손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이동하는 대표팀 비행기 3대 중 1대가 기체 결함으로 뜨지 못하면서 귀국이 일부 늦어진 것이다.
결항된 비행기에는 이강철 감독과 코치 3명을 비롯해 김광현·최정·최지훈(이상 SSG 랜더스), 이정후·이지영·김혜성(이상 키움 히어로즈), 고영표·소형준·강백호(이상 kt wiz), 고우석·정우영·김윤식·오지환·김현수·박해민(이상 LG 트윈스), 곽빈·정철원(이상 두산 베어스), 김원중(롯데 자이언츠)이 타고 있었다.
결국 이들은 7시간 버스를 타고 로스앤젤레스로 이동한 뒤에야 가까스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버스와 공항 라운지에서 밤을 지새워야 했기 때문에 선수들의 컨디션 타격은 불가피했다.

이 감독은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힘든 상황에서 참 좋은 모습을 많이 봤다"고 돌아봤다.
그는 "35시간 동안 동행했는데 서로 많이 도와주고 챙기며 불평불만 없이 잘 따라줘서 좋았다"며 "'한 팀이 되어 가는구나'라고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자신이 감독으로 있는 kt wiz의 2021시즌 우승을 언급하며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고도 했다.
이 감독은 "2021년에 우승할 때도 (상황이) 안 좋을 때 우승했었다"며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귀국한 이정후는 "빨리 집에 가서 씻고 저녁도 먹고 쉬고 싶다"면서 "저는 젊어서 (컨디션이) 괜찮은데 형들이 문제다"라고 농담을 던졌다.
그러면서 "공항 대기 시간이 너무 힘들긴 했지만 재밌는 이야기도 많이 하고 즐겁게 왔다"고 말했다.
예기치 않게 함께 귀국하게 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의 에피소드도 전했다.
그는 "원래 형이 (한국에) 같이 가자고 했었는데 제가 싫다고 했었다"며 "일이 이렇게 되자 형이 '이럴 거면 그냥 내 말 듣고 처음부터 같이 간다고 하면 됐을 것 아니냐'고 장난식으로 말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