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선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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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가입자 7억7000만여 명을 보유한 글로벌 통신사 싱텔과 손잡고 글로벌 비즈니스에 나선다. 데이터센터, 인공지능(AI), 디지털 물류 등 각 분야에서 KT가 보유한 서비스와 플랫폼을 해외로 확장하는 게 목표다. 그간 국경을 벗어나지 못한 통신사의 한계를 넘어 새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본지 2월 22일자 A13면 참조

28일(현지시간) 구현모 KT 대표는 위엔 콴 문 싱텔 최고경영자(CEO)와 MWC 기조연설 공동 연사로 나서 이같은 구상을 발표했다. 그는 “싱텔과 글로벌 네트워크, IT 인프라, 디지털플랫폼, 디지털 서비스 솔루션 등에서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 대표와 함께 연단에 오른 문 싱텔 CEO는 ‘빨리 가려면 혼자 가도 되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는 격언을 인용하며 “KT와 다각도로 협력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KT와 싱텔은 데이터센터 사업을 협업한다. 양사는 아시아 각국에서 초거대(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연합 구축·운영을 하는 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싱텔 CEO는 “싱텔과 KT는 각각 데이터센터 운용 경험이 오랜 사업자들”이라며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등에서 협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5세대 이동통신(5G) 모바일엣지컴퓨팅(MEC) 사업도 협력한다. 5G MEC는 사용자와 가까운 곳에서 통신 데이터를 처리해 송수신 속도를 높여주는 신기술이다.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빨리 처리할 수 있어 스마트팩토리와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등의 필수 기반기술로 꼽힌다.

KT는 싱텔의 통신사용 5G 운영 플랫폼 '파라곤' 플랫폼 고도화에 협력할 계획이다. 문 CEO는 "KT와 함께 호주 태국 등에서 MEC 사업을 할 것"이라며 "하이퍼스케일 규모로 네트워크 역량을 늘려 각지에서 5G 혁명과 디지털전환(DX) 속도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물류 사업도 벌인다. KT의 AI, 디지털트윈 기반 물류 솔루션에다 싱텔과 싱텔 산하 소프트웨어 부문 NCS의 데이터와 IT 솔루션을 결합한다. 오는 9월 싱가포르 현지에서 운송 효율을 높이는 솔루션을 출시하고, 향후 아시아태평양(APAC)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KT가 앞서 인수한 말레이시아 기반 글로벌 데이터 기업 엡실론도 가세한다. 구 대표는 “엡실론은 아시아와 유럽 중심으로 45개 도시에서 280개 넘는 해외분기국사(PoP)를 두고 있다”며 “KT, 싱텔, 엡실론 등의 네트워크를 연결해 기업들에게 끊김없는 연결성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싱텔이 싱가포르 등 동남아 일대와 호주 등의 60개 도시에서 PoP 180개 이상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시너지 효과를 도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양사는 네트워크 커버리지를 연동하고, 플랫폼 서비스 형태로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글로벌 데이터 서비스를 벌인다.
사진 선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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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대표는 이 자리에서 KT의 디지코 성장 전략 성과도 공유했다. 그는 “KT는 기존 통신 사업에 더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미디어 사업 등을 두루 키웠다”며 “이 덕분에 2021년 기준 연간매출에서 기업간거래(B2B)와 디지털 솔루션 비중이 40%를 넘겼다”고 설명했다. “KT의 AICC는 고객 응답률에 있어서 정확도가 95%에 달하고, 이때문에 금융을 비롯한 여러 분야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구 대표는 이어 “KT는 AI반도체, 클라우드 등 AI 인프라부터 응용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AI풀스택’을 구축했다”며 “초거대AI ‘믿음’을 올 여름에 상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KT의 AI 풀스택이 글로벌 사업 확대에 주요 발판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KT와 싱텔은 다른 통신사업자와의 협업 가능성도 열어뒀다. 문 CEO는 “통신사들이 힘을 합쳐 부가가치를 낼 수 있다”며 “양사간 협업 관계를 다른 통신사와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