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심도 터널 공사현장서 토사 붕괴…도시철도 3호선 서행

나흘 만에 사고 내용 공개…도시철도 안전조치도 늦게 이뤄져

부산 북구 만덕동과 해운대구 재송동을 지하로 연결하는 대심도(大深度) 터널 공사 현장에서 지난 25일 토사가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또 인근에 도시철도 3호선 전동차가 운행하고 있지만, 서행 운전 등 안전조치는 사고 사흘이 지난 후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25일 0시 40분께 부산 동래구 미남교차로 인근 도로 지하 60ｍ 지점에서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대심도 터널 천장에서 750㎥ 규모의 돌과 토사가 무너져 내렸다.

25t 트럭 40여 대 분량이다.

사고 전날인 24일 오후 8시 30분께부터 토사가 조금씩 흘러내렸고, 같은 날 오후 11시 30분부터 붕괴 전조현상이 나타나 인력과 장비가 모두 철수했다.

덕분에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롯데건설 측은 25일 오후 부산시에 이 같은 상황을 통보했고, 부산시는 해당 구간 공사를 중단시키고 안전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 현장에서 불과 32ｍ 떨어진 도시철도 3호선 만덕∼미남역 구간의 전동차 운행은 사고 사흘이 지난 27일 오후 5시 이후에야 안전사고를 우려해 시속 70㎞에서 25㎞로 서행 운전하도록 조치했다.

시는 토사 붕괴사고 현장 주변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 도시철도나 인근 아파트의 침하나 변이 등 이상 징후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는 그러나 오는 3월 2일 토목학회 자문단의 진단 결과를 받은 뒤 도시철도 3호선 운행 정상화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시는 또 붕괴사고 현장에 내시경을 투입해 빈 곳을 찾은 뒤 토사를 메우는 작업을 하고 보강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대심도 공사는 부산 북구 만덕동에서 중앙로를 거쳐 해운대 재송동 센텀시티 수영강변대로를 지하터널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전체 길이는 9.62㎞, 왕복 4차로 규모로, 민간투자비 5천885억원을 포함해 모두 7천832억원이 들어간다.

2019년 9월 착공했고, 2024년 10월 완공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