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선호 반영해 택일…통일부 주관으로 관련행사 통합해 개최 예정
음력 8월13일은 '이산가족의 날'…추석연휴 전날
민간 이산가족 단체들이 저마다 기념해오던 '이산가족의 날'이 추석 연휴 전날인 음력 8월 13일로 지정됐다.

28일 통일부에 따르면 국회는 전날 본회의에서 음력 8월 13일을 이산가족의 날로 지정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취지에 맞는 기념행사와 홍보를 할 수 있도록 한 '남북 이산가족 생사확인 및 교류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이산가족의 날'이 음력 8월 13일로 지정된 것은 이산가족들의 희망을 최대한 반영한 결과다.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이 지난해 9월 대표 발의한 개정법률안에 따르면 이산가족들이 설문조사에서 상봉일로 가장 많이 희망한 날짜가 바로 추석 연휴 전날이었다.

반면,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법률안에서는 서울과 평양에서 이산가족과 예술 공연단의 동시 교환 방문이 이뤄진 1985년 9월 20일을 기념해 '9월 20일'을 이산가족의 날로 제시했다.

국회 논의 결과 이산가족의 희망을 최대한 반영하자는 취지에서 추석 연휴 전날이 '이산가족의 날'로 정하게 됐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이산가족의 날' 지정은 민간단체마다 다른 날에 진행해 온 관련 행사를 하나로 통합한다는 의미도 있다.

그간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는 음력 8월 13일에 이산가족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고, 통일경모회는 추석 당일 합동경모대회를 지내왔다.

그간 이산가족의 날을 법정 기념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은 여러 차례 있었다.

지난 2016년 당시 이학재 의원 등은 추석 이틀 전날을 이산가족의 날로 지정하자는 법률개정안을 제출했으며, 2013년에도 같은 내용의 개정안이 제출된 바 있다.

그러나 이산가족의 날을 지정하자는 법안은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으며, 그 사이 가족과 생이별을 한 1세대 이산가족의 수는 급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그간 이산가족의 날을 지정하려는 노력은 그리 시급한 사안이 아니거나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며 "이산가족 문제가 더는 미룰 수 없는 사안이 된 만큼 이번에는 동력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현재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3만3천675명 가운데 생존자는 31.9%에 불과한 4만2천624명에 불과하다.

통일부는 '이산가족의 날'이 통일부가 주관하는 법정 기념일로 지정됨에 따라 올해 음력 8월 13일 첫 이산가족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산가족의 날은 통일부가 주관하는 유일한 법정 기념일"이라며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