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보존 시험림서 치밀한 절도…야적장서 도난당한 자연석 발견

제주지역 산림 자원 연구를 위해 국가가 보존 중인 시험림에 침입해 자연석을 훔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자물쇠 자르고 CCTV 가려가며 자연석 훔친 형제 등 구속(종합2보)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중장비를 동원해 자연석을 훔친 혐의(특수절도 등)로 형제 관계인 50대 A씨와 B씨, 이 형제의 지인 70대 C씨를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공범 3명을 입건하고, 이 자연석을 사들인 혐의(장물취득)로 50대 D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씨 등 6명은 형제 또는 선후배 사이로 지난 2월 6일께 굴착기와 화물차 등 중장비를 동원해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가 관리하는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시험림 출입 통제구역에 침입, 자연석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일당은 지난 5일 오후 6시 40분께 한남시험림 출입 통제구역 입구에 설치된 차단기 자물쇠를 절단기로 자르고 침입했다.

이들은 굴착기에 설치한 특수 장비 등으로 자연석을 들어 옮긴 뒤 자연석과 굴착기를 트럭에 싣고 이튿날 오전 2시께 달아난 것으로 파악됐다.

자물쇠 자르고 CCTV 가려가며 자연석 훔친 형제 등 구속(종합2보)
이들은 자연석을 파내고 옮기면서 시험림 내 나무 수십 그루를 잘라 약 300m에 달하는 임시진입로를 만들었으며, 이 과정에서 범행 현장 길목에 있는 폐쇄회로(CC)TV 방향을 돌리거나 옷가지로 가린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이들은 지난해 11월 22∼23일께 같은 방식으로 범행을 시도했지만, 당시 땅이 진흙인데다 경사진 탓에 계획보다 시간이 지체되자 자연석만 뽑아 길가에 옮겨둔 채 도주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A씨 등은 범행 직후 이 자연석을 5천만원에 팔려고 했지만, 사는 사람이 없어 D씨에게 1천200만원 가량에 판매했다.

하지만 훔친 물건임을 알아챈 D씨가 며칠 후 다시 A씨 일당에게 자연석을 넘겼다.

지난 10일 제주도 자치경찰단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경찰은 CCTV 영상 확인 등을 통해 25일 A씨 일당을 붙잡았다.

A씨 등은 자연석을 숨겨놓은 위치에 대해 함구했지만, 경찰은 수색 끝에 이날 낮 12시께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에 있는 한 야적장에서 도난당한 자연석을 되찾았다.

A씨 등은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가 야간 근무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을 공모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지법은 앞서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 등의 이유로 경찰이 지난 26일 A씨와 B씨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데 이어 이날 추가 신청한 C씨의 구속영장도 발부했다.

경찰은 "현재 자세한 사건 경위와 다른 범죄가 더 있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dragon.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