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자원봉사단체 '아름다운 사람들' 이끌며 꾸준히 봉사
무료급식, 청소 봉사, 목욕 봉사 등 뭐든 돕고 나서
[#나눔동행]"먼저 떠나보낸 아들 생각에 더 열심" 15년째 무료봉사 이성순씨
"다 내 부모와 자식 같은 마음이 크죠. 조금이라도 더 도와드리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
경남 통영시에서 자원봉사단체 '아름다운 사람들'을 이끄는 이성순(67)씨는 누구보다 봉사에 진심이다.

누가 시켜서 한 것도 아닌데 벌써 15년째 지역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무료급식, 목욕 봉사, 청소 봉사 등 봉사 방법도 가리지 않는다.

어쩌면 그에게 봉사는 생업보다 중요한 삶의 동력이기도 하다.

"인생을 누가 시켜서 사나요.

봉사도 삶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해도 모자란 것 같아서 계속하게 되더라고요.

"
그는 2007년 아름다운 사람들을 직접 만들었다.

지역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던 그가 봉사단체를 이끌게 된 것은 바로 아들 때문이다.

그는 20여 년 전 사고사로 당시 대학생이던 아들을 먼저 떠나보냈다.

자식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낸 고통을 겪고 나니 주위에 더 많은 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그때부터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내는 등 조금씩 마음을 보태다 직접 아이들을 위해 봉사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씨는 "우리 아들 몫으로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봉사하면서 더 많은 아들들을 알게 됐으니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역에서 알게 된 지인들과 마음이 잘 맞았다.

처음에 8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회원이 30명으로 늘었다.

[#나눔동행]"먼저 떠나보낸 아들 생각에 더 열심" 15년째 무료봉사 이성순씨
현재 아름다운 사람들이 고정적으로 하는 봉사는 세 가지다.

주말이면 바닷가에서 쓰레기를 줍고 매월 20일에는 경로당을 찾는다.

무료급식도 빠질 수 없는 봉사다.

한 달에 한 번 보육원이나 경로당을 찾아가기도 하고 이씨가 운영하는 식당에 초대해 음식을 대접하기도 한다.

그는 약 20년째 지역에서 김밥집을 운영 중이다.

회원들 모두 음식 만드는 솜씨가 좋아 무료급식은 특히 인기다.

이씨는 "김밥집을 직접 운영하니 재료비가 별도로 드는 것도 아니고 음식 맛도 보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겨울에는 떡국, 여름에는 국수를 자주 해드린다.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면 그게 행복이다"고 말했다.

[#나눔동행]"먼저 떠나보낸 아들 생각에 더 열심" 15년째 무료봉사 이성순씨
이 같은 활동 덕분에 그동안 상도 여럿 받았다.

스스로 봉사가 좋아서 한 일인데 누군가 인정해준다는 사실도 기쁨 중 하나다.

이씨는 "쓰레기를 주울 때 지나가시는 분들이 수고한다는 말 한마디만 해줘도 기운이 절로 난다"며 "그럴 땐 내가 좋은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말했다.

약 15년 동안 봉사를 한 횟수만 따져도 수천 번이 넘는다.

최근 물가가 많이 올라 힘에 부칠 법도 하지만 봉사만큼은 놓고 싶지 않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씨는 "돈 때문에 봉사를 못 할 상황이라면 1시간 장사할 거 2시간 하면 된다.

딸도 다 키웠고 욕심부리며 살 생각도 없어 봉사하는 데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데까지 계속 봉사하면서 살고 싶다.

이게 내 인생의 행복이다"고 말했다.

[#나눔동행]"먼저 떠나보낸 아들 생각에 더 열심" 15년째 무료봉사 이성순씨
/연합뉴스